미시계층 대상 제품 ‘인기’
예쁜 디자인 트렌드 ‘선도’
고객 맞춤형 서비스 ‘호응’
지난 4일 밤 10시 동대문 아트프라자 앞에 대형 관광버스가 멈춰섰다. 이내 커다란 가방을 둘러맨 사람들이 하나 둘 차례차례 버스에서 내렸다. 이들은 지방에서 올라온 의류소매상들로, 제품을 구매하러 늦은 밤 아트프라자를 찾은 것. 먼저 도착해 매장을 한 바퀴 돈 소매상들은 아트프라자 상인연합회에서 운영하는 물품보관소에 제법 많은 구입제품들을 맡기고 또 한 번 직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매장으로 향했다. 그들은 “아트프라자에 오면 30대 초반 여성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의류제품을 한 번에 모두 구입할 수 있다”면서 “빼어난 제품과 구매자를 위한 각종 서비스 때문에 아트프라자를 단골로 정하게 됐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동대문상권의 살아있는 전설 아트프라자. 검증된 의류제품과 정성을 다하는 맞춤형 서비스 아이디어 실현으로 고객들에게 오랜 기간 신뢰를 얻으며, 전설을 넘어 현재 숙녀복 전문상가의 최강자로 꿋꿋하게 자리하고 있다.
박만우 아트프라자 상인연합회장은 “현재 아트프라자 매장에는 미적 감수성과 세련된 감각을 가진 커리어 우먼 등 ‘미시’층을 대상으로 하는 의류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면서 “소매상들이 필요한 물품을 손쉽게 맞춰 구입해 갈 수 있도록 각 점포별로 전문품목을 취급하고 있어 호응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아트프라자는 지상5층 규모의 단일건물로, 지하층부터 지상3층까지 총 4개층 내에 위치한 500개에 이르는 점포들은 니트 티셔츠 그리고 구두 등에 이르는 품목들을 각각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각 점포마다 디자이너와 공장까지 자체적인 생산시스템을 완비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품질 원단과 트렌드를 반영하고 앞서 이끄는 수려한 디자인 등 제품의 우수성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박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 굴지의 의류업체로 자리매김한 몇몇 브랜드가 아트프라자에서 시작해 성장했다”면서 “아트프라자의 제품은 일본과 타이완 등 해외 바이어들에게도 인정 받으며 꾸준하게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1990년 5월10일 아트프라자의 탄생은 동대문상권 일대 새로운 지각 변동을 몰고 왔다. 20세기 초 광장시장 설립과 함께 재래시장으로서 닻을 올린 이후 60년대 초부터 평화시장에서 아픔과 함께 화려하게 꽃피우며 비롯된 의류시장으로서의 동대문상권 명맥은 아트프라자가 등장함으로써 오늘날 재래시장이면서도 백화점 같은 현대식 쇼핑몰의 면모까지 갖추게 된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후 벤치마킹 의류상가들이 잇따라 들어서며 아트프라자는 현재의 동대문상권 형태를 조직하게 된 주춧돌 역할을 한 주인공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트프라자는 개장 후 5년 정도 캐주얼 의류를 판매했지만 곧 ‘미시’로 전환, 현재까지 성공적 가도를 달리며 패션트렌드까지 앞장서 이끌어 갈 정도로 업계에서 자리매김했다. 19년여 세월을 함께한 박 회장은 “아트프라자는 환경과 시대의 요구 그리고 변화에 당당하게 맞서며 과감하게 도전해 왔다”면서 “개장 당시부터 재래시장 최초로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등 선도적 행보를 보였듯 현재도, 앞으로도, 끊임없이 발전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의 성공 기저에는 고객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와 사회공헌 활동이 존재하고 있으며, 밝은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요인도 바로 아트프라자 상인들에게 면면이 흐르고 있는 봉사정신이다. 아트프라자에 온 지방소매상이 남대문상권을 찾을 경우 편익을 제공하기 위해 아트프라자와 남대문시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각종 바자회의 의류제품 협찬 요청을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매장에 설치한 ‘사랑의 저금통’으로 불우이웃을 돕는 일에 지속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등 함께 살아가는 사회 조성을 위한 아트프라자의 자선활동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내년이면 20주년을 맞는 아트프라자는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박만우 회장은 “먼저 현재 구축된 홈페이지를 면밀하게 점검해 내년 초에는 상품을 비롯 아트프라자에 대한 세세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할 것”이라고 밝히고, “개장 20주년이 되는 5월10일 즈음 2주 정도 축제를 열어 홍보와 고객 서비스를 동시에 실시함으로써 아트프라자의 새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트프라자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