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말하다/나쁜 유전자

세상 이해하는 통찰력 키우기

인간의 사악한 천성은 태어나기 전부터 결정되는 것일까?

 아니면 후천적으로 결정되는 것일까. 그리고 사악한 사람들이 지지받고 성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 바바라 오클리는 인간의 사악성과 독재자들의 포악성을 유전적, 환경적, 정신병리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는 해부학과 병리학에 관련된 전문적 내용들이 가득하지만 연구 논문 방식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역사적 인물과 현존 인물의 일생과 사건 그리고 저자 자신의 가족사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자신의 연구와 발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악해 보이는 사람들에 관해 다양한 분야에서 나온 연구 결과들이 개괄적으로 설명되어 있는 것이다.

 

 인간의 사악함에 대한 저자의 탐구는 흥미로운 가족사를 배경으로 한다. 새빨간 거짓말로 부모님을 철저하게 속이고 대학 등록금을 유흥비로 탕진하다 들통 나자 10년간 행방을 감췄는가 하면 가식적인 재회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우연히 만난 남자를 따라 다시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단지 유럽 여행을 함께하고자 이혼한 엄마의 남자친구까지 빼앗는 그녀의 모습은 드라마 속 팜므파탈의 전형이다.

 

 "왜 사악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왜 그들은 때때로 성공하는가?"라는 질문을 과학적으로 탐구했던 항해를 모두 마칠 무렵 저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언니 캐롤린을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독자들 역시 이 항해를 함께하는 동안 한 개인과 무수한 개인들의 집합인 크고 작은 조직들과 그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만들어낸 세상을 이해하는 통찰력을 맛보게 될 것이다. <바바라오클리저/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