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화력 향상은 물론 우울증 해소
수강생 80여명 인생을 노래하죠
울긋불긋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아침저녁으로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계절따라 날씨따라 마음까지 덩달아 와르르 무너지며 침울해지기 일쑤다.
시간적 심리적 공허함에 소위 빈둥지증후군으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늘고 있는 요즘, 노래 하나로 하루하루가 즐겁고 새롭다는 마음만은 낭랑 18세인 회원들의 열기로 후끈거리는 노래교실이 있다.
"노을속에 사라진 그 사랑을 못 잊어∼ 오늘도 거울앞에 서있는 여인"
어깨는 덩실덩실 양손은 왼쪽 오른쪽 잽싸게 리듬을 맞추고, 스텝은 벌써 무대 한가운데 서서 가수가 된 마냥 유연하고 노련하게 움직인다.
충무아트홀 개관과 함께 올 4월부터 개강한 이 노래교실에는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수강생 80여명이 모여 단지 노래를 배우는 것에 지나지 않고 인생을 재미있고 즐기면서 살 수 있는 법을 배우고 있다.
김미진 강사는 다른 사람들처럼 단지 노래가 좋아 배우기 시작했다가 선천적으로 타고난 음성에 실력이 배가되면서 주위의 칭찬을 받기 시작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노래의 즐거움과 맛을 알려주고 싶어 6년째 강사로 활동하면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노래를 가르쳐주고 있다.
노래에도 매너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김 강사는 단지 취미생활의 하나로, 흥미 위주로 가르치기보다는 악보 보는 법과 박자 맞추는 법, 마이크 잡는 법 등 노래를 맛깔스럽게 부르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매너를 함께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특히 계절별로 테마를 정해 주부들이 좋아할 만한 신곡과 구곡 중에서도 다시 한번 회자될만하다고 생각되는 명곡들을 발췌해 수강생들이 애정을 갖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곡을 선정하고 있다.
테마별로 선정된 노래를 하나의 책으로 엮어 테이프와 함께 수강생들에게 제공해 회원들은 집에서도 배운 노래를 반복해 들으면서 목청을 가다듬을 수 있다.
남성 회원인 유성락(63)씨는 "몇 안 되는 남자 회원중 한명이기 때문에 쑥스럽기도 했지만 노래를 잘 부르고 싶은 마음에 수준 높은 강의를 고르고 골라 이곳에 신청하게 됐다"면서 "노래를 배우다 보니 남자라는 부담감은 온데간데없고 노래 배우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됐다"며 만족해한다.
허영자(78)씨는 "일본에 살다 17살에야 한국에 들어와 한국어를 배우는데 대한 부담감이 컸는데 노래를 배우면서 한국어도 쉽게 익히고 사람들과 쉽게 친밀해 질 수 있었다"면서 노래사랑을 과시했다.
지나간 추억과 다가올 미래의 추억을 곱씹으며 살맛나는 인생을 꾸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올 가을 삶의 희비가 담긴 노래의 매력 속으로 푹 빠져보는 건 어떨까. (문의 ☎ 2230-6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