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호회 탐방 / 신당5동 시조창 교실

"시조가락에 빠져∼봅시다"

 

 

오묘한 선율에 느림의 미학 만끽

복식 호흡으로 건강까지 챙기죠

 

 "청산은 어찌하여 만고에 푸르르며∼ 유수난 어이하여 주야에 긋지아니난고∼ 우리도 그치지 말아 만고상청하리라."

 

 옛 것은 모두 어렵다고? 빠져본 사람만이 전통문화의 매력을 안다고 호언장담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우리 가락과 시조가 오묘하게 어우러져 맛깔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내는 신당5동 시조창 교실이 그곳.

 

 신당5동 시조창 교실을 이끌고 있는 권정숙 강사는 시조인으로서 2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한국국악협회 부위원장으로 8년 동안 활동했을 만큼 주위 사람들로부터 신뢰와 함께 신임을 얻어온 실력가이다. 오랜 세월동안 시조창에 빠져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사명감이 생겼고, 어느 순간 돈을 떠나 아름다운 우리 문화인 시조창을 널리 보급하고픈 욕심이 들기 시작했단다. 그러던 중 찾은 곳이 신당 5동 주민자치센터.

 

 각 동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을 유심히 살펴보다 민요ㆍ농악 등 유난히 전통문화 관련 강좌가 풍성하게 개설돼 있는 신당 5동이 눈에 들어왔다고.

 

 그렇게 인연을 맺은 것이 지난해 10월부터. 처음에는 호기심 반, 설렘 반으로 시조창교실을 찾은 수강생들은 악보 보는 법부터 어려움을 느끼다가 큰 자극이 없이 반복되는 연습에 지루해하기도 하는데 1달 이상 꾸준히 수강하게 되면 시조창이 주는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된단다. 뿐만 아니라 복식 호흡으로 인한 정서적 안정ㆍ스트레스 해소 등 건강유지에도 도움을 주고, 더불어 교양도 쌓을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처음 1∼2달은 평시조를 배우면서 시조창의 기초를 닦고 다음에는 사설ㆍ여창지름ㆍ중어리 시조 등을 배우게 된다. 5박과 8박의 두장단을 사용하고 있는 시조는 실제 가곡처럼 어렵거나 기교를 필요로 하는 음악은 아니기 때문에 기초만 잘 닦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부를 수 있는 대중적인 음악이다.

 

 양연숙(65)씨는 "많은 사람들이 시조를 접할 기회가 없어 우리 음악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시조를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옛 선비들의 삶까지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재미도 있다"면서 뿌듯해했다. 또한 시조창은 바쁜 일상 속에서 여유를 누리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더욱 필요한 음악이라고 덧붙였다.

 

 9개월째 시조창 교실을 수강하고 있다는 최미성(61)씨는 "처음에는 어렵게만 생각했다가 어느 순간부터 저절로 리듬을 타게 되고, 시조의 뜻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재미를 느껴 9개월 동안 프로그램에 한번도 빠지지 않는 모범 학생이 됐다"며 활짝 웃었다.

 

 낙엽 흩날리며 감성을 한껏 동요시키는 가을. 멋스럽게 시조 한 곡조 부르며 가을의 운치를 마음껏 누리고 싶다면 시조창 교실에 도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