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10. 1
혹자는 고독사를 두고 보이지 않는 죽음, 소리 없는 죽음이라고 했다. 가족들과의 연락이 끊긴 채 고독 속에 살다가 혼자 임종을 맞고 한참 뒤에야 발견되는 죽음이다. 흔히 고독사라고 하나 정의가 모호해 정부는 고독사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조차 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최근 IT기술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누군가와 대화하고 소식을 전한다. 모바일로 모임을 갖고 10년 전, 20년 전 연락이 끊긴 동창들을 만나며 변화된 세상에 대해 감탄한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에서 소외된 분들이 있다. 여기저기서 울리는 알림소리와 벨소리와는 무관하게 가족들의 전화 한 통 없이 방 한 칸 구석, 고독 속에 계신 어르신들이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홀로 사는 65세 이상 어르신 인구가 125만명으로 추산되며 지난 13년 사이 2.2배가 늘어났다고 한다. 서울시의 경우도 2012년 기준으로 홀로 사는 어르신이 약 24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지난 10년 사이 2.6배가 증가했다. 비율로 따지면 어르신 5명 중 1명이 홀로 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2010년 기준으로 OECD 25개국의 노인 10만명당 자살률은 지난 10년 사이 22.5명에서 20.9명으로 줄어든 반면에 우리나라는 34.2명에서 80.3명으로 급속히 증가했다.
갈수록 노령화, 핵가족화 되는 사회에서 홀로 사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 된다. 경제적 빈곤과 정서적 고독 속에 놓인 소외된 우리 주변 어르신들을 지키는 것은 이제 개인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 고독사는 나와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라 나와 내 가족, 내 이웃이 어느 순간 접하게 될지 모르는 현실이며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할 사회적 문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국가적 관심과 행정, 재정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건강한 노후생활과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8월 4일 중구의회에서 발의, 제정한 '서울특별시 중구 홀몸노인 고독사 예방을 위한 조례'가 24일 공포됐다. 조례에 따라 중구는 매년 홀몸노인 고독사 예방을 위한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게 되며 민·관 협력으로 고독사 예방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조례를 통해 구민 모두가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작은 관심이 되살아나길 바라며 나아가 고독사 예방을 위한 우리 사회의 진심어린 손길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