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장애아동 부모 찾아 인계

태평로 파출소 직원 기지 발휘… '자장면이 먹고 싶다'는 말에서 힌트 얻어

/ 2014. 9. 4

 

집 주소와 전화번호도 모르면서 길을 잃은 장애아동을 경찰관들이 기지를 발휘해 부모를 찾아 인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22일 오후 5시경 을지로입구역에서 길을 잃은 듯이 보이는 아이가 혼자서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는 한 건의 신고가 접수되자 송태화 경위와 박정식 경사가 즉시 출동해 아이를 파출소로 데리고 왔다고 한다. 아이의 나이는 11살로 장애 3급의 지적 장애인이었다.

 

두 경찰관은 아이에게 이름, 부모이름, 연락처, 사는 곳 등 여러 가지를 물어보았으나, 아이는 자신의 이름이 신○○라는 것만 정확히 말하고 다른 것은 알지 못했다고 한다.

 

아이의 신원을 파악할 만한 아무런 단서가 나오지 않아 난감해 하던 중 아이는 '자장면이 먹고 싶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아이에게 "자장면을 좋아하느냐, 자장면을 배달해 주는 중국집 전화번호를 말할 수 있느냐고" 묻자, 아이는 신이 난 듯이 여러 전화번호를 말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두 경찰관이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확인하던 중, 한 군데가 서울 강서구 ○○동에 있는 중국집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중국집 주인에게 아이의 이름과 인상착의를 설명하고 혹시 아이를 본 적이 있는지 물었다. 그 주인은 종업원들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더니 그 아이가 종종 자장면을 주문하던 손님의 아들 같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중국집 주인에게 아이 집이나 부모의 연락처를 파악해 달라고 부탁하고, 마침내 아이 엄마와 연락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이 엄마는 "안 그래도 집을 나간 아이가 돌아오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아이를 찾아 정말 다행이다"며 "경찰관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들을 영영 못 찾을 뻔했을지도 모른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