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회현자락' 일제 조선신궁터 발견

회현자락 3단계 발굴조사 결과 발표… 총 265.7m의 한양도성 발굴

 

일제가 만든 조선신궁의 실체가 처음으로 확인된 남산 회현동 일대 모습.

 

/ 2014. 8. 27

 

남산 회현동 일대에서 일제가 만든 조선신궁의 실체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일제가 신궁을 지으면서 남산일대 한양도성을 훼손한 사실도 서울시 발굴조사로 그 모습이 드러났다.

 

100여년 전 일제가 식민통치수단으로 남산 중턱을 깎아 알파벳 대문자 'T'자 형태로 만든 조선신궁은 일제가 조선을 침략해 1918년 정신적, 종교적 지배를 강화하려고 만든 신사다.

 

한양도성 189.3m의 발굴은 최대 규모로서 태조, 세종, 숙종의 시대별 축성양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사진과 문헌으로만 남아 있던 '조선신궁' 건물 중 '배전'의 터가 발견돼 당시 입지나 규모 등 실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 이승만 대통령 동상이 있었던 곳에선 콘크리트 기초가 확인돼 당시의 위치와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한양도성은 조선 태조 때부터(1396년) 축조된 이래 세종, 숙종 이후 계속적으로 보수되는 가운데, 일제가 한양공원(1910년)을 조성하고 조선신궁(1925년)을 짓기 위해 지형을 훼손했다. 해방 후에는 이승만 대통령 동상 건립(1956년), 남산 식물원(1968년) 등이 조성됐다.

 

서울시와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해 6월부터 남산 회현자락 중앙광장(남산 분수대) 일대에 대해 실시한 '남산 회현자락 3단계 정비사업' 과 관련한 발굴조사를 완료하고, 그 현장을 13일 공개했다.

 

남산 회현자락은 침략으로 인류문화유산을 훼손한 대표적 사례지로서, 한양도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준비 중인 서울시로는 한양도성의 완전성과 진정성 입증에 유리한 증거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단계 사업에서 서울시가 발굴조사를 시행한 구간은 남산 회현자락 중앙광장 일대 총 448m로서, 이 중 189.3m의 한양도성 유구를 대규모로 발굴했다.

 

한양도성의 전체 규모는 18.627km로 축조 당시 백악마루를 시점으로 천자문의 '天'字에서 '弔'字까지 97자를 순서대로 약 600척마다 일정한 간격으로 성곽에 글자를 새겨놓았다.

 

이로써 서울시가 한양도성 복원을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추진해온 '남산 회현자락 정비사업' 구간(총 777m)에 대한 발굴조사를 통해 265.7m의 한양도성이 발굴됐다.

 

남산 회현자락 한양도성의 보존·정비사업은 2016년 완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