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6. 18
얼마 후면 6·25전쟁 64주년을 맞는다. 남북한이 전쟁을 치룬지 사람으로 치면 환갑이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동족상잔의 아픔은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있다. 특히, 탈북민 신변보호 업무를 책임진 보안경찰관으로서는 그 아픔이 더욱 피부로 느껴져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 보안경찰은 탈북민의 테러 위협과 사회정착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각종 범죄로부터 이들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으며 조기에 우리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토록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병의원, 컴퓨터, 전산회계, 요리학원과 같이 다양한 시설, 단체와 MOU를 체결해 이들의 건강, 학업을 지원하고 중구청 및 노동청과 연계한 취업알선에도 최선을 다하는가 하면 단체, 무료 결혼식도 주선 하는 등 정착지원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처럼 탈북민을 신변보호하고 정착 지원하는 과정에서 가장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 사회의 시선이 이들에게 그리 따뜻하지 않다는 점이다. 힘들고 어려운 환경을 헤쳐 나온 북한이탈주민들을 경제적 부담으로 느끼거나 생활방식과 말투, 행동이 다르다고 이방인 대하 듯 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엄연히 이들은 우리와 같은 핏줄을 나눈 형제, 동포로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함에도 말이다.
사실, 탈북민은 분단의 또 다른 피해자들이다. 이들의 잘못이라곤 전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3대 독재세습체제 속에서 가족과 이웃들이 굶주림에 죽어가는 것을 목격해야만 하는 한반도의 북쪽 지역에서 태어났다는 것뿐이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면 우리와 같은 환경 속에서 자유와 번영을 누렸을 똑같은 형제, 자매인 것이다.
탈북민 중에는 고령의 노인들은 물론 앞으로 몇 년, 몇 개월을 더 살지 알 수도 없는 병환을 가진 이들도 있다. 과연, 이들마저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도 같이 고민해보고 아픔을 나눠야 할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들의 한결같은 말은 북한에는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미래가 없는 독재체제를 벗어나 같은 민족이라고 우리들을 찾아 온 이들을 냉대하고 멸시해서야 되겠는가?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탈북민은 약 2만6천여 명이다. 남북한 체제를 모두 경험한 탈북민은 통일한국 건설에 있어서 주춧돌이 될 소중한 자원들이다. 또한, 이들의 안정적 정착은 통일 이후 2천300만 북한동포 정착지원과 북한지역 재건의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보다 따뜻한 관심과 애정 어린 응원을 보내 이들의 정착을 도와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