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투고 / 중부경찰서 경무과 송영목 경사

세월호 침몰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며

/ 2014. 5. 1

 

어려운 난관을 함께 힘을 내 헤쳐 나갑시다!

 

우리 국민은 유구한 민족문화를 발전시켜 온 한민족으로서 그 전통을 면면히 이어 왔습니다. 제가 아는 한 우리 민족은 비록 자신이 불편할지언정 타인을 어렵게 두지 않았고 순수한 인간미가 철철 흘러넘치는 민족이었습니다. 서로를 위하는 맘이 하늘과 같이 크고 넓었으며, 다함께 잘 살아 보자며 상부상조를 외쳤던 민족이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외부의 문화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며 민족의 고유한 정체성과 전통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나 자신을 우선시하는 개인주의가 만연하게 됐고 타의 모범이 돼야 할 자리에 오른 사람들까지도 자신의 직무를 소홀히 하며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그 결과 두 번 다시 반복돼선 안 될 참사를 며칠 전, 겪게 되었습니다.

 

이제 막 미래에 대한 꿈을 갖고, 주위의 여망을 사던 열여덟 청춘들이 그 날개를 미처 펼쳐보지도 못한 채 우리의 곁을 떠났습니다. 그들은 잘못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들을 지도하고 이끌었어야 할 몇몇 어른들로 인해 그러한 일을 맞게 됐습니다. 파렴치하고 비인간적인 여객선 관리자들이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생사의 기로에서 사투를 벌이던 우리의 아들딸들을 뒤로 하고 자신들만 살겠다며 가장 먼저 의무를 저버렸기에 생긴 참사였습니다.

 

이번 참사는 우리 민족의 역사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참으로 애석한 사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도대체 왜 그 불쌍한 꿈나무들이 차디찬 물속에서 고통을 겪어야 했나요. 도대체 누구로 인해 그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게 됐나요. 정녕 어른다운 행동을 할 수는 없었을까요. 어찌 이 세상에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을까요. 그들과 같은 어른으로서 어찌 그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요. 하늘이 이 일을 용서하리라 생각할까요. 참으로 원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참사가 반복돼서는 안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이번 참사와 그로 인한 슬픔을 오랜 시간 잊지 못하고 답답한 가슴을 부여잡으며 마음 아파할 것입니다. 그들이 떠오를 때마다 애통함이 밀려올 것이기에 오래도록 우리를 힘들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슬픔을 걷어 내고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이번 참사를 통해 깊이 반성하고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들은 비록 머나먼 곳으로 떠났지만 그곳에서 반드시 우리를 지켜볼 것입니다. 우리 그리고 어른들이 앞으로 얼마나 잘해나가는지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