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4. 1. 15
대한민국 제1회 공연예술 CEO 이종덕<사진> 충무아트홀 사장이 자전적 에세이 '공연의 탄생'을 출간했다. 올해로 80세인 이 사장의 인생역정과 그가 지난 50년간 걸어온 예술인생이 수록된 책이다. 이 사장은 1963년 문화공보부 예술과 공무원으로 문화계에 첫발을 내딘 후 반세기 동안 척박했던 문화예술계를 비옥하게 다져온 한국문화예술의 산 증인이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과 88서울예술단을 비롯해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성남아트센터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공립 예술기관을 운영하며 문화융성의 토대를 다져왔다.
'공연의 탄생'은 여느 자서전들의 연대기적 형식을 채택하지 않았다. 그가 만든 사람, 그를 만든 사람들 이야기를 한 묶음의 이야기 상자에 담는가 하면, 그가 CEO로서 활발하게 작동하게 만든 공연장, 그가 만든 공연예술 무대가 또 하나의 이야기보따리에 묶여 있다.
한국 현대무용의 대모 육완순, 태평무의 대가 강선영, 지휘자 정명훈, 발레리나 강수진 등 오랜 시간 인연을 맺어온 예술인들과의 인연부터 이종덕 사장과 숱한 공연을 함께 만들었던 참모들, 속칭 '이종덕 사단'이라 불리며 지금은 대한민국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CEO가 된 인재들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책의 중반에는 그가 책임을 진 공연장과 그가 만든 공연 이야기가 본격화된다. 무대 흐름에 맞춰 컬러 필름을 바꾸고 출연자의 얼굴을 향해 조명 방향을 돌리는 등 지금의 기술로 본다면 한없이 어설프지만, 사람 냄새 물씬 풍기던 1960∼70년대 무대공연 이야기들이 무척 흥미롭다. 예술의전당 사장, 민영화한 세종문화회관 초대 사장, 개관하기 전부터 CEO를 맡아 손에 꼽히는 공연장으로 만든 성남아트센터, 뮤지컬의 메카로 부상한 충무아트홀까지, 부임하는 곳마다 공연장이 활성화 되며 각 공연장의 르네상스 시대를 연 이야기도 펼쳐진다.
이밖에 책 말미에는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서, 남편과 아버지로서 살아가는 인간 이종덕의 인생 스토리도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