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창업 길라잡이 ① / 박 정 호 컨설턴트

상공인의 임금과 보상

판매ㆍ외식업 인센티브제 도입 많아

방문고객 적을땐 고정임금제 적합

직원들 회사에 대한 충성심 키워야

 

 며칠전 타고 다니는 차를 세차하기 위해 세차장에 갔다. 차를 맡기고 휴게실에서 쉬고 있는데 세차원이 와서 당신 차가 워낙 세차를 하지 않아 닦기 힘드니 깨끗하지 않더라도 양해를 해달라고 하였다. 그러마하고 대답하고, 깨끗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느냐고 물었더니, 광택을 해야한다고 대답하였다. 그러면 광택을 내는데 얼마냐고 물었더니, 대답을 하지 않았다. 세차원의 태도에 기분 나빴지만 한편으로 이 세차원은 자신이 받는 임금 이상의 일은 안하려고 작정을 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아마도 사장이 일을 많이 해도 보너스를 주지 않는 것 같았다. 집에 와서 차를 닦아보니 닦아지지 않는다고 했던 상당부분이 닦아졌다. 이러한 예는 세차장 주인은 돈을 많이 벌지만 세차원에게 수익금의 일부를 나눠주는 보상제도를 실시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세차원의 입장에서는 하루에 10대를 세차하건 100대를 세차하건 자신이 받는 수입은 동일하므로 일에 대한 의욕이 없는 것이다. 차가 깨끗해지는 것보다 각 차량마다 자신의 노동력이 동일하게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나는 다시는 그곳에서 세차를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중소기업의 임금은 일반적으로 대기업 대졸신입사원의 임금을 초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중소기업의 기업수명은 대기업이 20년인데 비해 1∼5년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종업원들 중에 자신의 직장에서 인생의 승부를 거는 사람은 없다. 대기업에서 임원을 하고 중소기업을 창업한 사람들은 직원들이 대기업 직원들처럼 움직여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중소기업직원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열심히 일한다고 지금보다 많은 임금을 받게되거나 승진한다는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많은 중소기업에서는 임금 외에 인센티브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판매업이나 외식업종에서 이같은 인센티브제를 많이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여성의류점의 경우 판매경험이 부족한 직원을 적은 임금으로 고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기본금을 정하고 매출액 얼마 이상일 때는 이익금을 사장과 직원이 반반씩 나누는 방법을 채택하기도 한다. 쉽게 말하면 소사장제를 채택하는 방식이다. 어느 방식이 좋은가는 고객의 수준에 달려있다. 고객의 기호가 까다롭고 경쟁이 치열하며 방문고객이 많은 경우에는 인센티브가 많은 임금 및 보상시스템을 선호하고 방문고객이 적고 가격의 구조가 분명한 것은 보상시스템이 적은 고정임금제가 적합할 것이다.

 

 한번은 광주에서 동서가 올라와 집근처의 갈비집에 식사를 하러 갔다. 그 집은 돼지갈비로 안양에서 아주 유명한 곳이었는데, 그날 따라 종업원들의 동작이 굼뜨고 서비스가 부실하였다. 안면이 있는 종업원을 붙잡고 이유가 무어냐고 물었더니, 사장이 돈을 많이 벌었는데 보너스를 주지 않는다고 했다. 이 사업장은 하루 매출액이 5백만원을 넘는 곳이었다. 임금이 다른 갈비집보다 많지만 종업원 입장에서 보면 절대액에서는 좋은 직장보다 못하기 때문에 사장이 기분삼아 보너스를 줄만도 한데 안준다는게 불만이었다. 이 갈비집은 종업원이 자주 바뀌는 것으로 유명한데 최근 들어 갈비맛이 예전만 못하다고 소문이 나있다. 이 갈비집은 일 매출액 대비 몇%의 보상금을 지급한다면 직원들의 서비스가 더욱 충실해져 매출액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터인데 지금 고객이 많다고 너무 안심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고객은 변덕스러워 언제 변할지 모르는데 말이다.

 

 중소제조업의 평균수명도 길지 않지만 점포사업의 경우 조사에 의하면, 전국 상가임차인의 평균 임대차계약기간은 23.3개월이며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를 포함하면 평균 52.4개월이다. 길어야 5년의 수명을 가진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종업원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직장에 충성을 바친다한들 회사가 자신을 위해 해줄 것이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에서는 승진도 있고 높은 임금도 있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승진도 별로 없고 임금도 낮기 때문에 회사의 일에 적극적이지 못하다. 이러한 정신적 물질적 만족감을 갖지 못한 중소기업에서는 보상제도를 도입하여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향상시켜야 한다.

 

 사람은 자신이 회사로부터 받는 돈만큼 일을 한다는 말이 있다. 만약 사장의 입장에서 고정급을 줄 수 있는 자금의 여유가 없다면 보상제도를 도입하여 종업원이 자신의 노력에 상응하는 이익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북한에서 텃밭을 사유화시키자 텃밭의 생산량이 그보다 몇배나 큰 밭의 생산물보다 많아졌는데 같은 이치와 같다. 사람은 이익이 있으면 움직인다. 종업원이 자신을 소사장으로 여기고 회사에 충성할 수 있도록 임금과 보상제도를 적절히 활용해야 할 것이다.

(중부소상공인지원센터☎730-7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