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3. 12. 18
올해는 6·25전쟁 정전 협정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아울러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UN군이 6·25전쟁에 참전한 지도 60년이 되었다.
1950년 6월 25일, 급작스럽게 남침을 개시한 북한군은 사흘 만에 서울을 점령하고,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낙동강까지 진격하는 등 파죽지세로 우리 영토를 점령했다. 청년들은 물론이고 공부하던 학생들조차 전쟁터로 달려 나갔다. 사랑하는 가족들은 생이별을 해야 했다. 하마터면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없어질 뻔한 절망만이 가득했던 시간이었다.
그러나 세상은 우리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다. UN군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우리 국민을 위해서 세계 각지에서 한 걸음에 달려와 주었다. 당시 6·25전쟁에서 전사한 UN군은 4만여명에 달한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이 밑거름이 되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었다.
부산에는 UN기념공원이 있다. 세계 유일의 UN군 묘지인 이곳에는 세계 평화와 자유의 대의를 위해 꽃다운 목숨을 바친 미국, 영국, 터키 등 총 11개국의 UN군 전사자 2,300여명이 잠들어 있다. 그리고 매년 11월 11일에는 그들을 추모하며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Turn toward Busan(부산을 향하여)"라는 행사가 개최된다.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이 행사는 6·25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활약했던 캐나다 한국전 추모협회장 "빈센트 커트니" 씨가 부산 UN기념공원을 향해 현지시각 11월 11일 오전 11시에 맞추어 전 세계인이 모두 묵념을 하면서 그들의 희생정신을 기리자고 제안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2007년부터 시작되어 7회를 맞이한 '부산을 향하여' 행사는 올해도 영연방국가(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대사관 관계자, 참전용사 등을 비롯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6·25전쟁 정전 60주년 계기로 UN기념공원에 안장된 영연방 4개국 참전용사의 유가족 30여명도 참석하여 더욱 뜻 깊은 행사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한 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에 하나였지만, UN참전국과의 든든한 우호관계로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성숙을 동시에 이루었고, 지금은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중심국가가 되었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우리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안위를 버리고 국가를 위해 희생한 우리 참전유공자와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국가와 그 국민을 위해, 자유민주주의와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까지 바쳤던 UN참전용사들이 있었기 때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UN군 참전·정전 60주년의 시점에서, 아직까지 전쟁을 끝내지 못한 채 지구상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우리가 나아갈 바를 생각해본다. 한반도의 평화로운 통일을 이루고 국민들이 한 마음으로 역량을 결집하여 더욱 행복한 대한민국의 내일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가 풀어가야 할 과제 아닐까. 그리고 그것이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참전용사에게 보답하는 길임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