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야의 종 / 시인 조병서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보신각 종소리는 오늘밤도 어김없이 서른세 번 울립니다.

 

어둠을 박차고 붉은 해야 불끈 솟아올라라.

 

어둠과 반목과 불신을 불살라 버리고

 

힘차게 솟아라.

 

이글이글 힘차게 타는 해로

 

생기와 희망이 넘쳐흐르고

 

세계의 평화가 깃드는 해로

 

고운해로 힘차게 솟아라.

 

이 세상 방방곡곡 밝게 비추고

 

어둠을 불살라 버려라

 

지구촌의 전쟁과 가난을

 

멀리멀리 아주 멀리 날려 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