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직송 신선도 ‘최고’
원산지 표시 철저 ‘신뢰’
오랜 역사와 전통 ‘명맥’
달과 여성은 하나다. 보름달은 풍요로운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를 닮았다. 나도향은 ‘보름의 둥근 달은 모든 영화와 숭배를 받는 여왕 같은 달’이라고 표현했다. 설 연휴가 막 끝났다. 상전벽해 속에서도 명절을 지내는 여성은, 어머니는 여전히 고달프다. 가족을 위한 희생과 봉사 그리고 미소. 페르세포네를 찾아 나선 데메테르의 간절함은 모든 어머니의 마음이다. 그리고 여성의 심성이며 양곡과도 닮았다.
이달 말일인 오는 28일이 정월대보름이다. 음력을 사용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세시 풍속에서 정월대보름은 양곡의 향연이 펼쳐지는 축제 한마당이다. 붉은 팥죽과 부럼 그리고 오곡밥 등의 음식 속에는 한 해의 안녕과 풍요를 바라는 간절함이 스며 있다.
사단법인 양곡상연합회 신당지부(지부장 윤석보)에 소속된 황학동 중앙시장 내 양곡시장을 비롯한 신당1ㆍ3ㆍ4ㆍ5ㆍ6동의 양곡상에서는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정월대보름을 맞아 30% 특별할인을 실시한다.
백미 기장쌀 찹쌀 팥 녹두 콩 깨 등 산지 직송으로 신선도 높고 품질이 우수하기로 정평이 자자하면서 가격이 저렴한 이곳의 다양한 곡류가 정월대보름을 맞아 고객에게 손짓을 보내고 있다.
윤석보 지부장은 “우리 양곡상들은 원산지 표시를 정확하게 하고 있다”면서 “신선한 곡류로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친절하게 판매함으로써 고객에게 최상의 만족을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설을 목전에 두고 관세청이 원산지 특별 단속을 실시해 표시규정 위반 행위를 대량 적발했을 만큼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감은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곡류는 중국산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백미의 경우 우리나라 지역 원산지표시가 돼 있지만 중국산 쌀이 섞인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곡류를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지만 인체 위해성도 상존하고 있어 이들 양곡상과 같이 믿을 수 있는 점포에서 구입하는 방법은 훌륭한 대책으로 손꼽히고 있다.
윤 지부장은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두텁게 형성된 단골층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면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우리 양곡상들은 정직하고 성실하게 장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양곡시장은 우리나라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됐고, 규모 면에서 가장 큰 것으로 유명하다. 전국의 곡류가 이 양곡시장으로 집결해 다시 방방곡곡으로 이동했던 시절이 있었다. 윤 지부장은 “지금은 유통환경이 변화돼 점포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하지만 대를 이어 양곡상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예전의 명맥은 현재도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곡매매업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된 후 전국적으로 여러 매장이 생기고 유통 경로가 다양화됐고, 인터넷과 홈쇼핑의 등장 등 시대 정세의 변화와 함께 이곳 양곡시장도 예전의 명성만큼은 못한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재 주거래처로 전해진 각종 식품가공 공장과 떡집 음식점 등은 긴 세월 동안 변함없이 이곳의 양곡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지부장은 “조금만 속이려 해도 결국에는 들통이 난다”면서 “지금까지 쌓아 온 믿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양곡상들은 원산지 표시 등을 더욱 철저하게 지키면서 최상의 곡류를 저렴하게 공급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양곡은 농심(農心)을 통해 세상에서 빛을 보게 된다. 양곡상은 농부의 신실함을 닮은 듯했고, 어머니의 마음과도 같은 정성을 간직하고 있는 듯했다.
◇양곡시장 입구(상), 원산지 표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