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라 계곡 ‘가요인의 거리’ 선포

중구ㆍ가요작가協… 유서 깊은 지역 문화명소 발돋움 기대

 

◇지난 3일 명보아트홀 앞 특설무대에서 김병환 회장과 정동일 구청장, 임형주 등이 박 터트리기를 통해 ‘가요인의 거리’를 선포하고 있다.

 

 구(舊) 스카라 극장에서 명보아트홀, 을지로3가 네거리에 이르는 ‘스카라 계곡’ 구역 일원이 ‘가요인의 거리’로 선포됐다. 이에 따라 기존 충무로 영화의 거리 특별문화진흥지구와 연계, 유서 있는 문화 명소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구와 사단법인 한국가요작가협회(회장 김병환·이하 ‘가요작가협’)는 지난 3일 명보아트홀 앞뜰에서 내빈과 관계자 그리고 주민이 모인 가운데 선포식을 갖고, 중구청 홍보대사인 세계적 팝페라 가수 임형주의 노래와 현당 신행일 쟈니리 이명주 이은하 박일준의 공연으로 축하 분위기를 띄우며 의미 있는 날을 기념했다.

 

 스카라 계곡은 대중음악 관계자들이 대중가요의 메카였던 옛 스카라 극장 일대를 일컫는 용어로, 스카라 극장이 수도극장이었던 시절, 대로 복개공사 전 흘렀던 극장 앞 계곡에서 착안 명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요작가협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일대에는 1956년 대한레코드작가협회를 시작으로 한국가요작가협회 한국가요예술작가동지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사무실을 비롯, 후에 지구레코드사와 그랜드레코드사로 분리된 미도파레코드사를 중심으로 한 음반사와 녹음실, 음반 도소매상, 음악학원 등이 밀집해 있었으며, 폭포수·영산·무지개·국제·카나리아·스타·불국사 등의 이름을 가진 다방은 가요관계자들의 아지트로 업계 정보교류와 함께 캐스팅과 오디션 장소였다.

 

 이같은 내력을 가진 ‘스카라 계곡’을 문화공간으로 되살리고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역사를 정리 보존하기 위해 가요작가협에서는 지난 2005년 6월 가요인의 거리 조성 기본계획(안)을 수립, 구청과 의회에 제출했고, 그해 9월 당시 스카라극장 측과 공연 개최를 합의했지만 극장 철거로 무산된 후 지난달 11일 김병환 회장, 배재우 부회장, 박성훈 전회장, 이호섭 이사, 박성서 가요평론가가 정동일 구청장과 면담을 거쳐 선포에 이르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요작가협에서는 중구청과 협의를 거쳐 가요인의 거리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가요인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가요인 도로명 지명을 추진하면서, 가요인의 거리에 △가요 인물, 음반, 악보 및 기록물품 등을 보여주는 가요 상설전시장 △노래비 건립 및 노래감상실 △가요사박물관 등을 건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김병환 회장은 “가요인의 거리가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잘 가꿔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고, 정동일 구청장은 “구청에서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