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은 카프카의 미로다. 좌회전이 되지 않는 대로(大路)와 거기서 이어지는 골목 그리고 언덕과 내리막이 굴신하며 끝을 알 수 없이 헤맬 수 밖에 없다.
그 속에서 전통과 현대가 이어붙고 확장과 축소를 반복하며 이지러진다.
역사지리학자인 저자는 시간의 역순으로 가장 최근에 지은 빌딩과 도로 등을 상상으로 제거할 것을 제안한다. ‘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다’는 현재의 서울에서 한양을 찾음으로써 서울이라는 도시의 공간변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조선의 심장부 궁궐과 종로부터 시작해 청계천과 도성 답사를 하고 성문 밖까지 나간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옛 지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옛 지도를 읽는 법에 대한 설명까지 해준다. 페이지마다 이어지는 옛 지도와 서울의 모습을 담은 사진으로 책을 읽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다’는 서울의 도심이라는 카프카의 미로 속에서 간절히 찾던 ‘아드리아네의 실타래’가 될 수도 있다. (저자 이현군 / 출판사 청어람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