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계적인 영화제로 거듭나려면

올해로 3번째 맞이하는 충무로국제영화제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24일부터 9월1일까지 충무로 일대서 열리는 이 영화제는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키워드로 40개국 214편이 상영되는 등 이제 3회에 불과하지만 세계 영화인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대한민국 중심이면서 영화의 메카인 중구 충무로에서 열린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지만 고전영화를 바탕으로 전 세계의 최신작과 화제작을 통해 영화의 미래를 조망하며, 다양한 페스티벌과 함께 미경쟁 국제영화제(부분경쟁 포함)로 열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영화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외형도 중요하지만 내실을 다지고 충무로를 중심으로 하는 상징물을 도출해야 한다. 이 상징물을 서울 또는 중구를 중심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서울과 중구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인지가 먼저 결정돼야 한다.

현재 중구의 꽃은 장미며, 나무는 소나무, 동물은 까치다. 서울의 상징은 해치며, 동물은 까치고 꽃은 개나리, 나무는 은행나무다. 충무로라는 BI가 있지만 상징적인 동물이나 나무는 결정돼 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매년 5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깐느 영화제(Cannes Film Festival)는 1946년부터 63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매년 5월 프랑스의 남부지방 깐느에서 열리는 이 영화제는 종려나무의 잎사귀를 상징하고 있다. 1955년부터는 대상명칭도 '황금종려상'으로 바뀌었다.

8월말부터 9월초에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베니스영화제(Venice Intermational film Festival) 1932년부터 시작돼 77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이 영화제의 로고는 날개가 달린 사자. 바로 영화제 개최 도시인 베니스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베니스의 심볼은 성경이야기인 '성 마르코와 사자'에서 유래한다.

성경 속의 성 마가를 상징하는 동물이 바로 날개 달린 사자. 이리하여 사자는 베니스를 지켜주는 성스러운 동물이 되었고, 베니스 영화제의 심볼이 됐다.

매년 2월 독일에서 열리는 베를린국제영화제(International Berlm festival)는 1951년부터 영화가 개최돼 58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영화 비평가와 감독 위주의 영화제로 알려져 있다.

베를린 국제 영화제의 로고는 빨간 혀와 발톱을 가지고 있으며 황금 잎사귀 무늬가 새겨진 방패를 들고 서 있는 곰의 모습이다. 곰은 깐느의 종려나무, 베니스의 사자와 같이 도시 베를린을 상징하는 동물이라고 한다.

이제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도 3회째를 맞고 있고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영화제를 상징하는 동물이나 나무를 내세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

충무로 영화제가 어느 정도 알려진 만큼 대상명칭을 황금해치상이나 황금소나무상, 황금소나무상 등오로 명명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