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회 충무로국제영화제 어떤 영화 상영되나

“최고 스타가 펼치는 옴니버스 러브스토리”

 

◇뉴욕 아이러브 유.

 

 오는 24일부터 9월 1일까지 펼쳐지는 충무로국제영화제 상영작 중에서 프로그래머가 선정해 일반관객에게 추천하는 BEST 10을 소개한다. 9일 동안 충무로에 쏟아지는 다양한 영화들 속에서 무엇을 봐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다음 영화를 참고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 NEW YORK I LOVE YOU (뉴욕 아이러브유 / 개막작)

 뉴욕을 배경으로 다양한 연인들의 로맨스를 묶어낸 <뉴욕 아이러브유>는 <사랑해 파리>에 이은 두번째 옴니버스 러브스토리이다.

 

 총 18편의 이야기가 선보였던 파리에 이어 또 하나의 사랑의 도시 뉴욕에서 각기 색깔이 다른 11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올랜드 블룸, 나탈리 포트만, 샤이야 라보프, 에단 호크, 앤디 가르시아 등 최고의 스타들이 출연함은 물론, <미치고 싶을 때>로 베를린 금곰상을 수상한 파티 아킨, <골든 에이지>의 세자르 카푸르, <러브 레터>의 이와이 슈운지 등 유명한 감독들이 동참한다.

 

 특히 나탈리 포트만이 감독으로 데뷔해 특별한 사랑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으니 주목할 만하다.

 

 ◆ EASY VIRTUE (이지 버츄 / 올댓 씨네마)

 

 어느 젊고 매력적인 영국 남자가 아름다운 미국 여인과 결혼한다. 그가 그녀를 집으로 데려가 부모에게 소개하는 날, 그녀는 미래에서 날아온 사람처럼 충격과 함께 그들 앞에 등장해 영국인의 엄격함 따위를 아랑곳하지 않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내용이다. 세계적인 동명의 희곡을 재해석한 로맨틱 코믹 소동극이다. 알프레드 히치콕에 의해 1928년에 영화화된 적이 있으며, <프리실라>를 연출한 세계적인 감독 스티븐 엘리엇의 복귀작이기도 하다.

 

 제시카 비엘, 콜린 퍼스, 벤 반스,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영화로, 서로 다른 문화가 충돌했을 때 일어나는 일들을 세련된 스타일로 풀어낸 수작이다.

 

 ◆ LOL (엘오엘 / 올댓 씨네마)

 

 15살 소녀 로라는 개학을 앞두고 친구들이 얼른 보고 싶어 야단이다. 그녀는 남자친구와 헤어지면서 실연의 상처를 받고 친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위안을 받는다. 오직 아이팟과 MSN메신저로 통하는 세상에서 로라와 친구들은 그들끼리 통하는 언어와 방식으로 10대를 즐기면서 자신들만의 울타리를 만들어 간다. 하지만 남편과 이혼 후 경찰관과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게 된 로라의 엄마 앤은 10대 딸의 행동과 말투, 생각 등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내용인 2009년 프랑스판 몽정기다.

 

 ◆ 8 (Eight / 씨네 도떼르)

 

 2000년 UN에서 채택한 의제로, 2015년까지 빈곤을 반으로 감소시키자는 범세계적인 약속인 밀레니엄 개발 목표 ‘Millennium Development Goals’를 배경으로 만든 옴니버스 작품이다. 극빈과 기아퇴치, 초등교육의 완전 보급 등을 내용으로 하는 8가지 목표에 따라 세계의 유명한 8명의 감독이 각각 단편들을 선보인다.

 

 제인 캠피온, 얀 쿠넹, 미라 네어, 가스퍼 노에, 구스 반 산트, 빔 벤더스, 압델라만 씨사코와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매력적인 주인공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이름만 들어도 꽉 차는 느낌을 주는 이 8인의 감독이 각자의 특징과 스타일을 십분 발휘해 사랑과 환경 그리고 평화에 대한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는 이 영화는 단편 속에서 훨씬 자유롭게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각각의 감독들의 재치가 살아 넘친다.

 

 ◆ KATALIN VARGA (까따린 바가 / 씨네 도떼르)

 

 남편과 마을로부터 버림받은 까따린은 아들 오반의 진짜 아버지를 찾기 위해 떠난다. 카르파티아를 여행하면서 그녀는 다시는 발을 딛지 않으리라 결심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그 곳은 불행했던 과거가 깃든 곳이며, 11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상처 속에 살아온 곳이다.

 

 그녀의 여행은 과거를 다시 여는 시작이며, 복수를 위한 여정이 된다. 이 단 한편의 영화로 피터 스트릭랜드 감독은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공식경쟁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으며, 올해 코펜하겐 국제 필름 페스티벌 New Talent Grand Pix을 받으며 일약 세계적인 시네아티스트로 주목받고 있다. 아이의 생부를 찾아 떠난 두 모자의 여정과 여성의 심리를 담당하고 섬세하게 묘사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강렬한 엔딩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 TOWELHEAD (재시라의 말 못할 비밀 / 씨네 포럼)

 

 레바논인인 엄격하고 보수적인 아빠와 자유로운 미국인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재시라는 남다른 성장으로 또래들의 놀림을 받고 힘들어한다. 엄마와 함께 살지만 엄마와 동거하는 남자가 그녀의 몸에 관심을 보이자 엄마는 그녀를 힐난하며 아빠와 함께 살라고 보낸다. 아빠와의 삶은 지금까지와는 너무 다르게 엄격하다.

 

 사춘기의 변화를 겪으며 점차 여성으로 변해 가는 재시라에게 남자 친구가 생기면서 또 다른 갈등이 예고된다는 내용. 비뚤어졌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욕망과 치명적인 아름다움에 대해 얘기했던 영화 ‘아메리칸뷰티’에 대한 기억이 있다면, 이 영화에 주목하자. ‘아메리칸뷰티’의 각본을 쓴 알렌볼의 장편 감독 데뷔작이면서 불완전한 환경에서의 ‘성장’과 ‘일탈’에 대해 역시나 세련되고 깊이 있게 그려내고 있다.

 

 차별 받는 인종의 모습으로 또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서로 물고 물리는 악순환의 고리 속에 놓인 순수하고 현대적인 이란계 소녀가 현실을 배워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영화는 소녀의 ‘성장’만큼이나 불안한 어른들의 ‘불완전함’을 보여주며 현실을 꼬집고 있다.

 

 마지막 아이의 탄생을 보여주는 부분은 화해와 희망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는 감독의 의도가 뭉클하게 다가온다.

 

 ◆ SEX, PARTY AND LIES (섹스, 파티 그리고 거짓말 / 뉘 블랑슈)

 

 파티와 알콜, 섹스와 마약은 스페인의 현대 젊은이들을 한마디로 표현한다. 퇴폐적이고 불안함에 흔들리면서도 그들을 근근히 지탱시키는 젊음은 단지 스페인의 현재를 적나라한 초상으로 보여주는 것을 넘어 전 세계에 던지는 진지한 물음이 된다. 알퐁소 알바사테와 데이비드 멘케스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한 이 작품은 작년 스페인 박스 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젊은 청춘들이 펼치는 ‘사랑, 우정, 동성애, 금기, 욕망, 방황, 클럽, 섹스, 정체성’에 대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문제작. 7명의 주인공이 각각의 인생에 서로 녹아들어 사랑하고 상처받고 때로는 충격적인 기행을 벌이기도 한다. 현재 스페인의 가장 주목 받는 신인들의 눈에 띄는 연기와, 영화 전편을 아우르는 자극적인 요소들이 이색적이다.

 

 특히 영화 후반부 광란의 대규모 클럽씬과 가습 저편 뭉클함을 남기는 엔딩씬이 인상적인 영화다.

 

 ◆ THREE ROBBERS (세 명의 도둑들 / 애니메이션)

 

 토미 웅게러의 동화를 원작으로 하요 프레이태그가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이다. 이미 1972년에도 6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적도 있는 이 동화는 작은 고아 소녀에게 설득되는 3명의 도둑이 나온다. 세 명의 도둑들은 별다른 문제 없이 좀도둑질을 하며 지낸다.

 

 그런데 어느날 그들이 세운 마차에는 보물이 없고, 대신 티파니라는 이름의 조그만 소녀가 홀로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 검은 수염, 검은 복장, 창백한 인상. 밤마다 숲에 나타나는 세 명의 마음 착한 도둑들. 누구나 어린 시절 어디선가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전집류의 동화책에는 꼭 들어있던 토미 웅게러의 동화 <Three Robbers>가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섬세하게 설계된 칼라 배치, 동화책의 페이지를 넘기는 듯한 연출, 그리고 따뜻한 유머가 펼쳐진다.

 

 ◆ SPREAD (스프레드 / 스페셜 갈라)

 

 귀여운 외모와 뛰어난 매너, 남다른 스타일을 갖춘 남자는 수많은 여자들이 순식간에 빠져드는 타고난 매력의 소유자다. 지성과 미모, 재력을 겸비한 변호사 여자를 만나고, 자신에게 흠뻑 빠진 그녀의 펜트하우스에서 럭셔리하고 안락한 생활을 시작한다. 그 어떤 달콤한 유혹에도 쉽게 넘어오지 않는 속을 알 수 없는 그녀. 어쩐지 쉽지 않은 새로운 목표를 만난 남자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특별한 전략으로 그녀를 유혹하기 시작한다는 로맨틱 코미디.

 

 ◆ HALLOWEEN2 (할로윈2 / 스페셜 갈라)

 

 마이클 마이어스는 위험에 처해 도망 중이다. 그는 오래 전 살던 집에 찾아가 어린 여동생을 납치하려다 상처만 입힌 채 실패하고, 그녀는 바로 병원에 보내져 치료받는다. 하지만 여전히 마이클은 가까이 머물며 여동생을 되찾기 전까진 계속 할로윈의 광분에 가득 차서 살인을 계속 할 것이라는 내용. 익스트림 공포영화의 원조이자 전설인 <할로윈>을 공포영화 역사상 최초로 3부작 리메이크 방식으로 선보이고 있다.

 

 마이클 마이어스가 어떻게 희대의 연쇄살인마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주며 모든 비밀이 드러난다.

 

 단순히 공포스러운 분위기만을 강조하기 보다는 밀도 높은 이야기와 높은 완성도로 세계 영화팬들로 하여금 엄청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할로윈2>를 월드프리미어로 충무로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