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6일 중구구민회관에서 열린 '시낭송제'에서 결선 참가자가 시를 낭송하고 있다.
“아무도 되돌아보지 않을지도 모를 시간의 다리목 저 건너편, 소망의 한 접시 촛불을 밝히던 지난 날 제야의 종소리, 이제 우리들 아름다워야 할 삶의 전아한 음악이 되었습니다."
지난 6일 중구구민회관에서 열린 '중구민과 함께 하는 시낭송제'에 참석한 구민들은 눈을 감고 이수화 시인이 낭송하는 송구영신의 시를 감상했다.
서정주의 '푸르른 날'에 대한 정경자씨의 시노래와 정선근 씨의 감미로운 플룻 연주로 막을연 시낭송제는 이수화 시인의 '송구영신의 시', 황학주 시인의 '나는 밤 두시에도 버스를 기다린다', 최병옥 이사의 조병화의 '늘, 혹은 때때로' 낭송 등 시의 향연이 펼쳐졌다. 시로 노래하는 중구 시울림 무대에서는 플룻 4중주에 맞춰 관객과 함께 하는 시낭송이 이어졌다.
오페라 가수 임준식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낭송 대회 대상에는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낭송한 김종대씨가 대상을 차지했으며, 송수권의 여승을 낭송한 강은진씨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우수상에는 금강산의 강순정, 겨울햇빛의 김은지씨, 장려상에는 김민지, 정상기, 김경은, 우영혜씨, 특별상에는 한성숙, 김민지, 양제칠, 이어진씨가 각각 차지했다.
김도경 한국여성문예원장은 “‘지난 시간이 존재했기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는 12월에 중구민을 위한 시낭송 대회를 개최하게 돼 기쁘다”며 “한편의 시가 바쁜 현대인들의 마음에 따뜻하게 다가가길 바라며 앞으로 다가오는 소중한 시간에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문예원 자문위원인 소설가 유현종씨는 “시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낭송하는 것에 참맛을 느낄 수 있다”며 “각박한 이 시대에 시인은 꼭 필요한 만큼 이 행사가 더 많은 사람들이 시를 즐기게 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동일 구청장은 “그대의 희망을 시로 노래하라는 이번 행사의 부제처럼 희망이 시처럼 빛나서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정한모의 ‘어머니’를 낭송했다.
심상문 의장도 “앞으로도 시낭송제가 중구민의 삶 속에서 낭만과 여유가 있는 순수 문화축제로 승화되길 바라며 의회도 시낭송제와 같은 행복한 문화행사를 적극 지원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천상병의 ‘귀천’을 낭송했다.
중구민과 함께하는 시낭송제는 한국여성문예원이 주최하고 중구청이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