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박지성ㆍ박찬호 꿈꾼다

중구, 전국 최초 운동부 학생들에 원어민 영어교육 지원

 

◇지난 9일 장충초교에서 열린 ‘원어민 영어교실 학부모 참관수업’에서 탁구부원들이 정동일 구청장, 이경숙 교장이 참석한 가운데 영어로 자기소개를 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리그인 잉글랜드 EPL이 오는 10월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회화 능력이 있는 외국인 선수에게만 취업비자를 주기로 한 가운데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낸 박지성과 이영표, 설기현의 영어 실력이 현지 언론과 자유로운 인터뷰가 가능할 정도라 해서 화제를 모았다.

 

 지난 1994년 사상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찬호도 영어와 일어를 능숙하게 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 요즘 해외에 진출한 운동선수들이나 앞으로 진출할 운동선수들에게 영어는 필수가 되고 있다. 이처럼 제2의 박지성, 박찬호를 꿈꾸는 체육 꿈나무들을 위해 중구가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운동부를 위한 원어민영어교실(이하 운동부영어교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동국대와 연계해 운영하고 있는 이 운동부 영어교실은 지난 2005년 2학기 때부터 청구초등학교 야구부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됐다.

 

 이후 학생과 학부모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어 2006년에는 광희초 축구부, 2007년에는 장충초 탁구부로 확대해 운동 종목별 특성에 따른 특화된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08년 1학기는 지난 4월 7일부터 오는 6월 27일까지 3개월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강사료나 운영비는 모두 중구에서 지원하고 있다.

 

 수업은 정규수업과 운동이 끝난 후 숙소에서 진행되며, 주 3회 동국대 외국어교육센터의 원어민 강사들과 함께 운동 종목에 따른 상황별 영어 학습을 한다. 외국에서의 예절 등 문화에 대한 이해도 높여 국제적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지난 9일에는 원어민 교실을 운영하는 각 학교의 광희 축구부, 장충 탁구부, 청구 야구부에서 학부모 참관수업이 열렸다.

 

 학생들은 영어로 자기소개와 포지션을 설명하는 한편 스포츠 관련 게임 수업을 화기애애하게 진행했다. 학부모들은 눈부시게 발전한 자녀의 영어실력에 놀라기도 하고 기특해 하며 수업을 참관했다. 학생들이 처음부터 영어실력이 뛰어 났던 것은 아니다.

 

첫 대면한 외국인 강사 앞에서 영어로 말하는 것을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다소 서툴러도 자신 있게 영어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딱딱한 문법보다는 운동 상황에 맞게 표현해 보는 등 신나게 웃고 떠들며 영어를 배우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렇게 스포츠 영어도 배우다보니 케이블방송에서 중계되는 잉글랜드 EPL이나 스페인 프리메가리그, 이탈리아 세리에A, 미국 메이저리그등을 원어로 청취할 정도로 영어에 대한 감을 잡았다.

 

 운동부 감독들의 반응도 매우 좋다. 특히 수업시간에도 운동만 했어야 했던 시절을 보낸 감독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프로그램을 다른 학교에도 전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광희초등학교 축구부 김국진 감독은 "보통 운동선수라면 남들 공부할 때 운동만 해서 상식이나 지식이 다소 부족하다는 선입견이 많다"면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실력이 나날이 발전하는 것을 보니 나는 매우 행복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동일 중구청장은 "초등학교 운동부를 위한 원어민영어교실의 반응이 매우 좋아 대상을 중,고등학교 운동부로도 확대할 것을 검토중"이라면서 "원어민 영어교실등 다양한 활동으로 대한민국 명문학교를 만드는데 목적을 갖고 체계적인 영어교육을 받은 우리 체육 꿈나무들이 장차 국제무대에서 스포츠 외교활동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