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해순 대표가 떡을 만들기 앞서 재료를 살펴보고 있다.
가공되지 않은 맛과 향 담아
소중한 이에게 선물 로 적합
연말연시를 맞아 소중한 가족, 연인에게 우리의 소중한 '명품 떡'을 선물해 보자.
값비싼 명품브랜드를 선물하는 것보다는 추운 겨울, 맛과 향이 어우러진 전통 명품 떡으로 마음을 전해보자.
바로 이런 명품을 빚어 팔고 있는 사람이 있다. 사진현상소가 길게 늘어져 있는 충무로3가의 한 골목에 '떡'하니 얼굴을 내밀고 있는 엄마네 떡집 최해순 대표.
가게 하나에 현상소와 떡집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최 대표는 충무로에서도 알아주는 사진인화 전문가인 동시에 시인이기도 하다.
사진이 자신의 마음에 들게 인화될 때까지 몇 번이고 작업을 거치고 인화를 하는 그의 열정과 실력을 인정한 전문 사진사들이 즐겨 찾는 것.
그런 그가 사진과 연관도 없는 떡집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최 대표는 "요즘 디지털 카메라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져 사진을 인화하는 손님들이 줄어서 부수입 좀 올려 볼까하고 시작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최 대표를 잘 아는 사람들은 "현상소를 운영하며 어려운 이웃들에게 떡을 보내는 등의 선행을 베풀던 최 대표가 수입이 줄어 계속 돕기가 어려워지자 아예 떡집을 차리게 된 것"이라고 진짜 이유를 넌지시 밝혔다.
또, 이런 최 대표의 일화는 각 언론사 등에도 여러 차례 소개된 적이 있어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이제 없다.
최 대표가 떡집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설거지를 해주고 2주 동안 떡 만드는 법을 배워 현상소 한 쪽에 엄마네 떡집을 연지 이제 갓 1년이 넘었지만, 그가 만든 떡은 다른 어떤 떡보다도 정직하다.
시중에서는 재료값을 아끼기 위해 종종 식용색소를 첨가하지만 그는 100% 원재료만으로 떡의 빛깔을 내고 있으며, 흔히 사용하는 설탕조차도 화학처리가 됐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는 것.
이처럼 떡을 쪄내는 사람의 정성과 좋은 재료가 만나 완성된 떡은 맛과 색상에서 남다른 깊이가 베어난다.
쑥이나 호박 등의 재료가 지닌 색을 고스란히 담고 세상에 나온 떡을 한 번 맛보고 나면 다 먹을 때까지 손을 뗄 수 없다는 것이 이곳을 찾는 단골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나와 우리 가족, 스님, 수녀님… 소중한 사람들이 내가 만든 떡을 먹는다 해도 부끄럽지 않은 그런 떡을 만들어야 손님들에게도 떳떳하게 내놓을 수 있다"며 "이윤을 남기는 것보다도 스스로 만족할 만한 떡을 만들어 팔고, 손님은 손님대로 맛 좋은 떡을 먹고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신념어린 말에서 명품을 빚고자 하는 장인의 마음이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