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섬유 쿨트박물관 개관 8주년 기념전이 전시된 남,북의 전통 조각보가 섬세한 섬유예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한땀 한땀, 잃어가는 우리의 색깔을 깁는 김순희씨의 바느질. 곱디고운 손으로 뾰족한 바늘과 씨름하며 보낸지 50년. 하지만 무상하게 흐른 세월 만큼 여성들에게 바느질은 까맣게 잊혀져만 가고 있다. 겨우 바늘에 실을 꿰어 구멍 난 옷과 양말을 촘촘히 바느질 해 주시던 어머니의 따뜻함이 고스란히 묻어있던 그 시절이 그립다면 우리네 어머니의 숨결이 살아있는 초전섬유ㆍ퀼트박물관을 찾아가보자.
개관 8주년 남ㆍ북 조각보등 전시
내달 2일∼17일, 퀼트특별기획전
▲남산기슭에 숨겨진 매력장소
남산 기슭에 위치한 초전섬유ㆍ퀼트박물관은 1998년 10월 27일 국제퀼트 콘테스트의 개최와 함께 개관된 섬유전물관이다.
사라져가는 우리의 전통섬유예술을 보존하고 아울러 해외의 전통섬유예술작품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데 설립목적을 두고 있지만 과거 여성의 덕목 중 하나였던 바느질이 무상하게 흐른 세월 앞에서 점점 잊혀져만 가 아쉬울 뿐이다.
개관 8주년을 기념해 지난 9월7일부터 20일까지 열렸던 전시회에서 김순희 관장은 남ㆍ북의 전통조각보와 한복, 해외퀼트등 소작품을 전시해 섬세한 섬유예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줬다.
이곳은 독특한 아이템과 전시기획으로 외국인들에게 새로운 관광 코스로 부각되고 있다.
소장품이 전시되는 상설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획전이 구성돼 있으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공휴일과 휴일을 제외하고는 항상 열려있다.
오는 11월2일부터 11월17일까지 15일 동안은 세계 여인들의 솜씨로 이어온 퀼트와 누빔의 실크로드 특별기획전이 개최된다.
다소 생소한 섬유예술작품들을 보다 가깝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섬유예술을 공부하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민족의 우수한 전통 섬유예술을 전수해 세계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국과 세계의 바느질 만남
박물관에는 한국 전통자수와 조각보, 전통 장신구, 전통 한복등을 비롯한 우리네 섬유예술품이 북쪽의 예술품과 같이 진열돼 있을 뿐만아니라 세계 곳곳의 섬유예술품도 진열돼 있다.
바느질 한땀 한땀, 정성이 안 들어 갈 수 없지만은 똑같은 보자기에서도 남측은 화려함이 묻어 있는 반면, 북측은 섬세한 자수를 통해 확연한 문화의 차이까지 느낄 수 있다.
퀼트는 자투리 천을 이용해 천을 포개어 그 안에 솜을 넣고 조각을 잇는 것이 기본 방법으로 우리나라 바느질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옛 우리 선조들이 솜옷을 누빔 처리 했던 것에서 보면 닮은 점이 많다.
같은 재료와 패턴을 가지고 만들어도 사람마다 바느질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퀼트의 매력이기도 하다.
잠시라도 다른 것에 정신을 놔두기만 해도 삐뚤어지는 바느질, 선조들은 경사가 있거나 특별한 날 천에 직접 수를 놓아 선물을 했다며 보여주는 안경집 한복 복주머니등의 옛 물품들을 보면 매끈한 바느질 솜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이는 주변인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돈으로만 해결하려는 현대인들을 반성하게 해주는 덕목이기도 한다.
■ 대한민국 편물명장 김순희 관장
"바느질 문화 상품화 해야"
국내 유일의 섬유예술박물관을 건립해 섬유예술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대한민국 편물명장 1호 김순희 관장은 "세계 어느 민족보다 뛰어난 섬유예술적 소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옛 여인들의 정성어린 손길을 잊고 귀중한 손을 사용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며 "지금부터라도 바느질 문화에 관심을 갖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퀼트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진 우리 보자기를 알리기 위해 그동안 수집해 온 100여년이 넘은 한국의 전통섬유예술작품과 각국의 전통퀼트등을 상설 전시해 일반인들에게 널리 공개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섬유예술박물관은 우리나라 조각보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50여년동안 살아온 자택을 개조해 개관됐다.
김순희 관장은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따스함이 묻어있는 퀼트박물관이 우리나라에서는 점점 소외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인들에게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또, 퀼트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진 우리 보자기의 우수성을 알리고 문화상품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55년 이화여자대 사범대학 교육학과, 1987년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국제 ZONTA 한국위원 초전섬유ㆍ퀼트박물관장 제일문화원장 대한민국 편물명장 1호 임명, (사)한국섬유 ㆍ 퀼트 문화협회장, 한일월드컴 기념 월드컵 참가국 우리 월트 전등을 개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