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여름 휴식공간 '청계천 르뽀'

물길따라 생명이 숨쉬는 '청계천의 여름'

 

◇청계천 모전교에 모인 시민들이 시원한 물 속에 발을 담그고 막바지 더위를 식히고 있다.

 

 한때 콘크리트 정글로 상징됐던 서울이 지난해 10월1일 청계천 개장과 함께 그린 오아시스로 성공적인 탈바꿈을 했다.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밤의 풍경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곳으로 유명한 청계천, 아침에는 출근하는 직장인으로 바쁘고, 점심에는 식사 후 짧은 여유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대며, 저녁에는 온갖 세대의 담소 명소가 되는가 하면 밤에는 연인과 친구들이 모여 데이트하며 사랑의 기운을 뿜어내느라 바쁘다. 막바지 훈증기가 감지되는 여름, 왠지 모를 씁쓸한 기분에 한가롭게 휴식을 만끽하고 싶다면 도심의 새로운 낭만공간인 청계천으로 떠나보자.

 

도심서 즐기는 특별한 여유

역사ㆍ문화 어우러진 휴식처

물길따라 거니는 연인들 발길

 

 ■ 청계천에서 찾은 도심의 여유

 한낮 도시의 번잡함 속에서 자연을 느끼며 살고 싶은 시민들의 꿈같은 소망이 현실로 다가왔다.

 

 서울 도심에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교류가 시작된 청계천에는 방학을 맞이한 아이들, 학부모, 다정한 연인, 친구들, 어르신등이 햇빛을 피해 다리 밑에 모여 지상낙원을 누리느라 바쁘다.

 

 물속으로 들어가 물고기를 잡느라 정신없는 어린이들은 물론 체면불구하고 넥타이 차림에 양말을 벗고 시원한 물속에 발을 담근 회사원, 커피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여성들은 곧 바람을 타고 흘러오는 매미소리와 풀내음에 심취돼 있는 듯 하다.

 

 효성동에서 나들이를 나온 강대식씨 가족은 "1년을 기다린 여름휴가를 망치게 돼 가족들과 청계천으로 돗자리 하나만 간단히 챙겨 나왔는데 교통 전쟁도 치루지 않고 편히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시원한 물줄기에 발도 담그고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청계천 물은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1급수 어종인 버들치와 중량천과 한강에 서식중인 2급수 어류인 피라미 붕어 떡붕어 참붕어 메기등의 서식이 가능한 상수원 2급수 수질 수준의 물로써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인왕산과 백안산의 남쪽 기슭과 남산 북쪽 기슭에서 발원해 서울을 서에서 동으로 관통하며 동대문을 지나 중랑천과 만나 한강으로 흘러드는 청계천은 청계광장에서부터 중랑청합수시점까지 8.14km의 자연하천이자 인공하천이기도 하다.

 

 하천은 상류로부터 수량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함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잠실대교 부근 자양취수장에서 끌어올린 9만8천t의 한강 물(2급수)과 지하철에서 나오는 지하수(1급수) 2만2천t으로 용수를 충당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건천이 되는 청계천의 특성상 인위적인 물 공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이 결정됐으며, 유지용수 공급과 동시에 도심온도가 내려가고 오염물질이 줄어드는 등의 환경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청계천 100배 즐기기

 자연학습장과 역사적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청계천, 알고 가면 100배 더 즐겁다.

 

 ▲소원이 이루어지는 팔석담(八石潭)

 팔석담은 모전교까지 폭 21m, 길이60m의 구간으로서 과거의 조선 8도와 미래의 통일된 한반도에 흐르는 물의 의미를 담기위한 각 도를 상징하는 석재조형물인 8도 저수호안석으로 구성해 보행자들이 물과 직접 만나면서 경험할 수 있도록 산책로와 연결돼 있다.

 

 과거 조선 8도를 나타내는 석재조형물은 각 지방을 원산지로 하는 두개의 통석과 그 통석들의 사이 갈라진 틈에 설치된 분수를 가지며, 분수를 통해 뿜어진 각 도의 분수물이 청계천에 합류됨으로써 끊임없이 흐르는 물의 생명력과 8도를 연력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금수강산 곳곳의 혼을 담은 곳인 만큼 동전을 던지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알려지고 있다.

 

 ▲청계천투어 2층버스 vs 도보광광

 서울의 새로운 관광명소 청계천에 2층버스가 등장했다. 2층 버스에 편안히 앉아 전문관광가이드의 재미있고 유익한 서울관광이야기를 들으며 서울도심과 청계천을 둘러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와 12시, 오후 2시, 4시, 7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지하철5호선 광화문역 6번출구)에서 빨간 2층 버스가 출발된다.

 

 광화문에서 출발해 덕수궁 청계광장 삼일교 방산시장 황학교 청계천문화관(휴식정차) 영도교 오간수교 모전교를 지나 광화문으로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00~120분(교통상황에 따라)이며 각 정류장에서 승·하차가 가능하다. 단, 청계천투어 2층 버스를 편하게 탑승하려면 예약은 필수이다.

 

 반면 청계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안내를 받고 싶다면 도보관광을 추천하고 싶다. 제1,2코스로 나눠져 있는 도보관광은 매일 오전 10시, 오후 2시와 3시에 3회 운영된다. 1코스는 청계광장에서 오간수교까지 2.7km로 약 3시간이, 2코스는 청계천문화관에서 오간수교까지 2.6km로 약 2시간30분이 소요된다.

 

 청계천의 자연과 아름다운 교류를 원하는 시민이라면 건강도 챙겨주는 도보관광 역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청계 8경을 빼 놓고는 청계천을 논하지 마라

 

 아름다운 청계천에서도 반드시 가봐야 할 청계 8경이 있으니 1경인 청계광장은 빛과 물의 만남을 통해 밤에 특히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도록 설계됐고 분수대 아래로 하루 6만 5천t씩 떨어지는 2단 폭포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또한 8도상징석에서 독도를 찾아보는 재미는 물론 청계천을 60m로 축소한 청계미니어처에는 광성섬유가 심어져 있어 밤에도 빛나는 청계천 모형을 감상할 수 있다.

 

 2경인 광통교는 조선 태종(이방원) 10년에 정동에 있던 태조의 비 신덕왕후의 무덤을 정릉으로 옮기고 남은 묘지석을 거꾸로 쌓아 만든 다리다. 이곳은 도성 최대의 다리로 어가와 사신 행렬이 지나가는 중요한 교통로였으며, 정월 대보름에는 다리밟기와 연날리기 장소이기도 했다. 또한 청계천 개장과 함께 올해부터 정월 대보름 다리밟기 행사가 재현됐다.

 

 3경인 정조반차도는 조선22개 정조대왕이 모친의 회갑을 기념하고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참배하기 위해 화성으로 가는 왕의 행렬을 도자벽화로 재현한 것으로 단원 김홍도등 당대의 화원들이 그렸으며, 행차의 격식과 악대 구성등 군주의 위엄과 질서가 잘 나타나 있어 문화체험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4경인 패션광장(문화의 벽)은 청계천의 중심이 되는 상징적 공간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주변에 두산타워 밀리오레등 패션전문상가가 즐비해있다. 동대문 의류시장의 직물을 소재로 한 색동벽과 미술가 5인의 벽화작품이 설치된 문화의 벽은 물론 패션분수도 화려한 조명을 받아 춤추듯 솟아오르는 장관을 연출하고 있어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5경인 청계천 빨래터. 옛 아낙네들이 빨래를 하던 곳을 다신교와 영도교 사이에 재현해 놓았지만 실제 빨래를 하거나 물을 더럽히는 행위는 일체 금지이다. 또한 인근에 위치한 황학시장은 한국에서 손꼽히는 벼룩시장이 열리는 곳으로 진귀한 물건을 만나 볼 수 있다.

 

 6경인 소망의 벽은 시민 2만여명이 자신들의 소망과 염원을 직접 쓰고 그려 넣은 타일을 모아 황학교와 비우당교 구간 좌우 옹벽에 각각 높이 2.2m 길이 50m로 조성한 곳으로 청계천 복원사업에 서울 시민은 물론 지방광역시 해외동포 이북5도민등 온 국민의 참여를 유도한 기념물이다.

 

 7경인 존치교각과 터널분수(하늘물터)는 2003년 8월 청계고가도로를 완전히 철거하면서 교각 중 3개를 기념으로 남겨둬 청계천 복원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 곳으로 분수에서 뿜어져 나온 물줄기가 조명과 함께 화려한 터널을 이루는 모습이 일품이다.

 

 8경인 버들습지는 버드나무와 갯버들, 꽃창포등 각종 수생식물을 옮겨 심어 만든 생물들의 서식공간으로 청계천 중 가장 자연적이며 생태적인 공간인 만큼 조류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이곳에서는 흰뺨검둥오리 중대백로 황조롱이등의 조류를 포함해 메기 버들치 잉어 피라미 송사리 미꾸라지등의 어류들을 만나는 흥분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