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 이 홍 종 서울지방보훈청 지도과장

6월에 심는 '나라사랑 큰 나무'

11월이 되면 영국 국민들의 오른쪽 가슴위에는 붉은 양귀비꽃이 활짝 핀다. 런던 거리를 거니는 시민들의 가슴이나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찾는 수천만 참배객들의 가슴에도 어김없이 양귀비꽃이 피어 있다.

 

 프랑스와 벨기에 국경에 위치한 플랑드르 지역에 전쟁 포화가 멈춘 뒤 장병들의 핏자국마다에서 핏빛 양귀비꽃이 피었다 해 1차 대전 종전 기념일인 11월 11일을 '포피데이'라고 칭하고 이날에는 모든 영국 국민들이 그들의 희생을 추모하기 위해 가슴에 양귀비꽃을 달고 다닌다고 한다.

 

 또한 러시아의 젊은이들은 혼인신고를 마치면 가장 먼저 크렘린 광장 근처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꽃다발을 바친다고 한다. 이름모를 병사들의 희생이 오늘날 행복의 밑거름이 됐음을 알기에 일평생 중 가장 행복한 결혼식을 마친 신혼부부들이 먼저 찾는 곳이 무명용사의 묘인 것이다.

 

이렇게 나라마다 풍습은 다르나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추모하고 그 뜻을 이어받고자 하는 마음은 모두 같은 것이다. 이렇듯 한 나라에서 보훈문화가 국민들 사이에서 건전한 국민정신으로 자리 잡고 있는가의 여부에 따라 한 국가의 흥망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사람들이 얼마나 안정된 생활을 하면서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어느 정도 예우 받고 있는가와 국민들의 애국심은 비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계 선진국들은 보훈문화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으며 보훈문화를 중심으로 국민들의 애국심을 결집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나라를 위해 공헌하고 희생하신 분과 그 유족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때이다. 그 분들의 공헌과 희생이 토양이 돼 오늘날의 자유과 평화가 이룩된 것임을 생각해 볼 때 그분들에게 감사와 예우를 표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당연한 도리이자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인 것이다.

 

 그리하여 국가보훈처에서는 국가유공자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국민들에게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고취시키기 위해 '나라사랑 큰 나무'를 제작하여 보급하고 있다.

 

 국가유공자의 고귀한 희생과 공헌이 바탕이 되어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가 가능했기에 이러한 희생과 공헌이 정신적 귀감으로 가치 있게 받아들여지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국민의 나라사랑 정신으로 승화시키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나라사랑 큰 나무, 이제 6월이 오면 우리도 가슴 가슴에 애국의 나무를 키우도록 하자.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이 가득한 젊은 학생들의 뜨거운 가슴이나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선 백발 신사의 가슴에서도 매년 6월 '나라사랑 큰 나무'를 볼 수 있다면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공헌하고 희생하신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들은 자신의 희생을 더욱 명예롭게 여기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