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먼인터뷰 / 필동 이 상 돈 (재)한양직업전문학교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자활 근로자들에 희망 심죠"

 가슴 아픈 댓가를 치루고 인생의 나침반을 찾았다는 필동에 거주하는 이상돈(34)씨. 유망한 벤처기업의 CEO로 2002년 초까지 승승장구하던 그는 변제할 길 없는 채무만 짊어지고 종이박스와 신문지를 이불삼아 지하철에서 잠을 청하는 노숙자가 됐다. 약5개월의 노숙자 생활을 청산하고 다른 자활 근로자들에게 '희망'을 나눠주는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로 새 삶을 개척해 인생의 제2막을 살고 있는 그를 만났다.

 

  노숙자 생활청산 사회인 복귀

  희망 전도사 역할에 동분서주

 

 ▲ 노숙자에서 사회인으로

 "이제는 대한민국의 제1호 '희망학' 강사로서 밤바다의 길을 밝혀주는 등대 같은 인생을 살고 싶다"는 필동 거주자 이상돈(34)씨.

 

 2005년도 자활성공 및 자활공로 부문 수기에서 이상돈씨는 '노숙의 실업자에서 직업능력개발훈련 교사로' 를 공모해 자활성공수기 대상을 받았다.

 

 그는 노숙자 생활을 하던 당시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있을 거란 작은 희망을 안고 인근 동사무소를 찾아가 기구했던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도움을 청했다.

 

 이 씨는 "가족이라는 최소한의 울타리조차 없는 삶까지 숨김없이 도움을 청해 조건부 기초생활 수급자로 월 30여만원의 정부 지원을 받게 됐다"며 "2003년 2월에는 숙식이 가능한 작은 월세를 얻어 노숙생활을 청산하고 동사무소 소개로 중부고용안정센터에 구직등록 및 취업알선도 받았다"고 말했다.

 

 자활대상자라 그리 어렵지 않게 직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달리 일반 구직자처럼 취업의 높은 벽에 부딪힌 그는 또다시 깊은 실의와 좌절에 빠졌다.

 

 그가 빠른 재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독기로 가득 찬 자신의 모든 험담과 행동을 받아주며 끝까지 적극적인 자세로 진실된 마음을 보여준 상담원들 때문"이라고.

 

 노동부의 집단직업지도 프로그램인 '성취' 와 '취업희망' 프로그램을 거치며 무너진 자신감 회복과 현실을 직시한 그는 경제적인 가치보다 더 큰 인생의 가치를 고민하며 구인개척홍보요원으로 근무하게 됐다.

 

 이 씨는 "첫 자활 사업을 시작하며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직업에 종사하고 싶다는 포부와 욕심을 갖게 됐다"며 "전공을 살려 기계 가공분야의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가 되면 인생의 커다란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취업희망' 교육 수강을 마치고 서울 노원구 소재 한양직업전문학교 교사로 벌써 1년2개월째 근무하고 있는 그는 기초생활수급자와 공공근로자등 실업의 어려움 속에서 수업받는 이들의 직업능력개발훈련과 올바른 진로지도를 책임지고 있다.

 

 ▲'희망'을 팔고 싶다

 이 씨는 "그나마 따뜻했던 시청역 지하도에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페트병에 온수를 받아 끌어안고 잠을 청하는 노숙생활을 했다"며 아픈 과거를 회상하면서도 얼굴엔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올해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외에 또 다른 직업에 도전해 전국 246개 자활후견기관과 사회복지관을 순회하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희망학' 강좌를 시작한 주인공.

 

 LG 경제연구원이 제작한 '한국인의 성공하는 습관'의 책에 본인의 일화가 소개되고, KTV'2006 10인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에서 첫 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될 만큼 어두웠던 과거를 뒤로하고 그는 '희망'의 전도사 역할을 서서히 진행중이다.

 

 그는 52세 신체장애 4급 훈련생을 서울지방장애인경기대회 전기계제도 부분에 출전시켜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으며, 지난해 4월6일에는 고용안정센터에서 받은 교육우수프로그램을 통해 모범적인 구직활동에 성공한 사람으로 선정돼 청와대주관의 고용지원 서비스 혁신 보고도 다녀왔다.

 

 그는 지난 2월6일부터 시행된 노숙인 일자리 갖기 프로젝트에서 탈노숙 성공담을 들려주며 기초생활수급자, 자활 공공 근로자, 장기실업자등에게 희망의 빛을 전달하는 '희망학' 강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그동안 받은 고마운 마음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