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동에 거주하고 있는 김영백씨(63)가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과 불우한 학생 10명에게 1인당 30만원씩 300만원의 장학금을 지난 16일 동사무소에서 전달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더욱 우리를 감동케 하는 것은 혈압도 높고 녹내장을 앓고 있으며, 디스크, 관절염등으로 고생하면서도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재활용품을 수집, 매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1년에 한번씩 전달한 것이 금년에 벌써 9년째가 되고 있다고 한다. 98년 첫해에는 200만원을 4명에게 50만원씩 전달했으며, 99년에는 360만원을 12명에게, 2000년부터는 10명에게 300만원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
이날 전달식에서 김영백씨는 "금액은 많지 않지만 정성이라고 생각하고 뜻깊게 받아달라"면서 "재활용품을 모아 장학금을 마련한 만큼 공부 열심히 해서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는 "어려서부터 아르바이트등을 통해 야간학교에 다니면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평소에 어려운 사람 도울 길 없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다"며 "처음엔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겨울 내복을 제공했는데 몇 년 지나면서 집에 쌓아놓는 경우가 많아 장학금을 제공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영백씨는 이뿐만이 아니다. 자신이 녹내장 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에 있으면서도 95년부터 지금까지 143명에게 개안수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1개월에 1명씩 1인당 비용만도 30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처음엔 100명만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는데 8년만에 다채우고 지금은 43명이나 더 개안수술을 해 주게 됐다"면서 "앞으로 100명만 더 채우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밝힌 그 모습에서 따뜻한 인간미를 느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