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지요. 매번 경로잔치를 준비할 때마다 혹시 불편함이 없지 않을까 걱정도 들지만 가족적인 분위기에 다들 즐거워하시니 고맙고 뿌듯할 따름입니다."
지난달 22일 약수 경로당에서 열린 경로잔치의 후원자 남 섬(64, 해인철학원) 원장의 소감은 소박했다. 경로잔치는 그가 철학원을 운영하며 번 사비로 마련한 자리로서 벌써 73번째 하는 행사로 알려졌다.
20년간 꾸준히 경로잔치를 후원해온 남 원장은 중구에서만 45년을 거주하며 이 지역의 재개발 추진위 부위원장 일을 맡기도 했고 32세 때부터 8여 년간 통장으로 지냈다. 또 신당3동 새마을 지도자협의회 초기 멤버이자 청소년 선도위원으로 9년 동안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지역의 궂은 일을 마다 않고 도맡아 해오고 있는 중구의 터주대감이다.
약수 경로당과의 인연은 매봉 경로당이 녹지공간 조성을 위해 철거된 후 새 경로당 건립을 위해 추진위원장를 맡으면서 시작됐다. 특히 부친(80년 작고)으로부터 할려면 제대로 해보라며 처음으로 격려를 받은 일이라 약수 경로당이 뜻깊은 곳이라고 말한다.
남원장은 남덕우 전국무총리를 비롯, 남이장군 생육신 남효온으로 알려진 의령 남씨 19대 종손으로 문중에 누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조심스런 몸가짐을 갖게 됐고 봉사활동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의령 남씨 종친회에서도 유경회를 조직, 장학회 사업을 시행하고 있고 고향인 경남 합천을 위한 향우회에서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부인 강길순(61) 여사와 함께 본인 소유의 안양 인덕원 농장에서 재배한 배추로 김치를 담가 독거노인을 돕는등 남원장은 평소에도 봉사와 생활이 어우러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약수경로당 이점화(78)총무는 "간혹 어떤 사람들은 사전 선거운동이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하지만 그건 정말 사정을 모르는데서 나오는 어이없는 말"이라며 남원장에 대해 "인자한 성품에다가 동네 어른들을 공경한다고 소문난 나무랄 때 없는 사람"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상진(80) 약수동 노인회 회장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20년을 꾸준히 경로잔치를 벌이는 남원장에 대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며 "남원장이야말로 진정한 독지가"라고 한껏 추켜 세웠다. 그는 부인인 강길순(61)여사 사이에 2남1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