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청계천변 ‘황학동 벼룩시장’ 재현

청계천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서… 10월 4일까지, 예약제 통한 무료 관람
80년대 청계 고가도로 벼룩시장 노점·점포등 연출
친근한 현대 생활유물 전시 세대 소통의 장 마련

 

 

서울역사박물관 분관 청계천박물관은 청계천변 황학동 벼룩시장을 주제로 기획전 ‘청계천 벼룩시장, 황학동’을 10월 4일까지 1층 청계천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청계천박물관에서는 봄을 맞아 2003년 청계천복원사업 이전 번성했던 황학동 일대 벼룩시장을 주제로 전시를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계고가도로와 벼룩시장

사고팔고, 구경하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었던 청계 7∼8가 황학동을 노점과 점포로 재현하다. 서울 도심을 관통하던 청계고가도로 아래 길을 따라 이어진 노점과 점포의 연출과 풍경 재현으로 꾸며진다. 회색 콘크리트 고가도로 아래 골동품을 팔던 노점과 각종 오디오 기기를 파는 점포를 LP판, 유물과 어우러지게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벼룩시장은 중고품시장을 일컫는 대명사로서 황학동은 개미시장, 도깨비시장, 만물시장, 고물시장, 마지막시장으로도 불리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 그곳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과 그보다 훨씬 많은 중고품들이 첩첩이 쌓여 있었다.

 

▲황학동 벼룩시장 일대의 발자취

황학동은 한국전쟁 이후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전쟁으로 쏟아져 나온 군수품과 고물을 황학동에서 사고팔았다. 서민들의 값싼 중고품에 대한 수요, 도심 주변 시장과 연계돼 유통의 마지막 통로로서 자리 잡았다. 70년대 골동품, 80년대 이후 중고품 등으로 주력물품이 바뀌면서 벼룩시장은 더욱 발전했다. 해방 이후부터 1980년대 초까지 현재 신당역에 위치한 서울중앙시장을 포함한 황학동 일대는 양곡시장으로도 번영을 누렸다. 1960년대 서울중앙시장의 120여 개 점포가 쌀을 판매했으며, 서울에서 소비되는 쌀의 70%가 서울중앙시장에서 공급됐을 정도다. 황학동이 중·고 주방거리로도 유명하게 된 배경으로는 1980년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개최하며 소개된 서구식 식문화와 외식산업의 보편화를 들 수 있다.

 

▲잊혔던 우리 생활 속 유물들

추운 겨울의 필수품 빨간 내복, 유행을 선도했던 세로줄무늬 나팔바지, 귀여운 어린이 고무신과 털신 등을 통해 지금의 우리와 다르지 않은 불과 반세기 전 현대 서울 도시생활을 엿볼 수 있다. 진공관라디오에서부터 트랜지스터라디오, 전축, 워크맨 등 각종 대표 음향기기를 전시장에 모아 변천을 보여줌으로써 벼룩시장이 가진 살아있는 생활사박물관으로서의 단면을 보여준다. 또한 실제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개인소장 생활유물인 1980년대 맥주 등 주류와 배터리, 한국 기술로 제작된 최초의 코비카 카메라 등이 공개된다.

 

▲생생하게 접하는 황학동 사람들의 인터뷰와 영상

벼룩시장은 서울사람들에게 희망과 기회의 공간이기도 하다. 실제 황학동 노점생활에서 기술을 축적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한 정광길의 생생한 영상 인터뷰를 통해 고도성장기 서울에서 가졌던 사람들의 꿈을 소개한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2014년 조사한 황학동 보고서의 당시 영상자료와 한국정책방송원 제공 1970~80년대 벼룩시장 풍경을 영상 편집, 기억 속 서울의 과거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