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노인과 출장마사지사등 노약자 20여명을 살해한 희대의 연쇄살인 용의자 유영철씨(34)가 지난 4월 중구 황학동 노점상 안모씨(45)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19일 오전 황학동에서 현장검증이 진행됐다.
이날 현장검증은 가짜 비아그라를 판매하던 안씨를 납치해 마포 신수동 주차장에서 살해한 뒤 인천 월미도 부근에 시신을 버렸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비를 입고 모자를 눌러쓴 유씨는 황학동 삼일아파트 옆 길거리에서 경찰을 사칭해 수갑을 채워 차에 태우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날 현장검증에서 안씨의 가족들은 "고물장사하다가 노점하나 차렸는데 성실하게 산 끝이 이거냐, 죽은 남편 살려내라"고 통곡했다.
그는 이날 현장검증에서 "살해 당시 반항으로 수갑을 채운 안씨의 손목에 심한 상처가 남아 완전범죄를 위해 미리 준비한 흉기로 안씨의 양 손목을 잘라버렸다"고 설명했다.
주변 노점상인들에 따르면 "숨진 안씨는 몸무게가 85㎏이나 나가고 웬만해서는 당할 사람이 아니다"면서도 "가짜 경찰행세에 수갑까지 채워 있어 변을 당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숨진 안씨는 동대문 풍물시장에서 장사를 하다가 요즘 너무 장사가 안되자 보도로 나가 불법영업을 하다가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의 범행은 2003년9월24일 서울신사동 단독주택서 노 교수 부부살해, 10월9일 구기동 단속주택서 3명살해, 10월16일 삼성동 단독주택서 70대 할머니 살해, 11월18일 혜화동 단독주택서 2명 살해, 2004년 3월부터 7월까지 출장마사지사등 12명 살해등 총 20여명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서울노점상연합회 최정운 회장은 "어렵게 노점상을 하면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일이 발생해 가슴아프다"면서 "현행범이 아니면 현장에서 수갑을 채울 수 없는 만큼 회원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적극 대처해 나가야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