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2동 민요교실 회원들이 돌아가며 민요를 부르고 있다.
회원 15명 우리소리 애착 대단
복지회관 등 찾아 작은 공연도
매주 월ㆍ수요일 오전 11시 30분만 되면 신당2동사무소 담장 너머로 부드럽고 서정적인 경기민요가 흘러나온다.
회원들이 오순도순 빙 둘러앉아 앞에 장구를 놓고 추임새를 넣어가며 한소절씩 돌아가면서 부르는 경기민요의 매력을 찾아가 보았다. 강당에 첫발을 내딛었는데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남성회원들이 몇몇 눈에 띄었다. 그중에는 부인과 함께 나란히 앉아 '창부타령'을 부르는 보기 좋은 부부의 모습도 보였다.
회원들은 대부분 1∼2년동안 경기민요에 빠져 빠짐없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다들 개인만의 목소리로 뛰어난 실력의 민요 한가락씩 뽑아낸다. 물론 초보자들도 여기저기 눈에 띤다. 그러나 모두들 "얼씨구, 잘한다" 등등의 추임새를 넣어주며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신당2동에 경기민요가 개설되게 된 것은 신당2동에 거주하며 강의하고 있는 임명옥 강사의 민요에 대한 애착에서 비롯됐다.
임 강사는 19살 때부터 시작한 민요를 결혼과 동시에 잊고 지내다 41살이 돼서야 다시 민요를 시작해 동네, 장애인시설, 경로당 등 서울지역에 민요의 멋을 들려주러 다니곤 했다.
"어릴적부터 그렇게 민요에 대한 욕심이 나더라구요. 민요를 배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내와 끈기가 필요해요. 민요의 맛을 느끼기 전 3개월쯤 되면 권태기가 찾아오는데 그 고비를 못 넘기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깝죠"
그래서 그는 회원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민요를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현재는 15명의 회원들이 꾸준히 민요교실에 참석한 덕분에 민요의 깊은 소리에 멋과 기교를 더해 수준높은 솜씨를 자랑한다고 한다.
민요는 배에서 끌어올려 목에서 다듬어져 나오는 우리민족의 혼이 담겨있다. 특히 경기민요는 감정의 표현이 부드럽고 서정적이며, 곡의 흐름은 맑고 경쾌한 것이 특징이다.
경기민요에는 풍년가, 아리랑, 창부타령, 늴리리야, 경복궁타령, 군밤타령 등이 있다.
회원들은 빙 둘러앉아 창부타령을 한소절씩 돌아가며 독창을 한다. 이것은 임 강사가 회원들에게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하는 방법이다. 회원들은 가끔 갈고 닦은 실력을 노인복지관, 은빛사랑, 노인정 및 학생들에게 선보이기도 한다.
비록 현대의 가요에 밀려 민요가 잊혀져가는 것이 현실이지만 모두가 우리 한국인의 소리에 좀더 귀기울이고 대대손손 물려주고 이어받아 그 명맥이 유지되길 희망한다고 말한다.
진정한 민요의 맛을 알기 위해서는 6개월 동안 듣고, 뜻을 알고, 입으로 내뱉고 그러다 보면 민요가 어느덧 입속에서 자연스럽게 터져 나올 것이다.
"니나노∼ 늴리리야 늴리리야 니나노 얼싸 좋다 얼씨구 좋다 벌나비는 이리저리 훨훨 꽃을 찾아서 날아든다∼" 회원들은 늘 이렇게 신나는 민요를 벗삼아 세월의 묘미도 인생의 묘미도 낚으며 1시간 30여분동안 "얼씨구 좋다" 추임새를 넣어가며 흥에 젖어 있다.
매주 그 자리에서 민요의 맛에 빠져 사는 이들이 있다. 그들과 함께 경기민요의 취해 지내고 싶은 분들은 지금당장 신당2동사무소에 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