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8. 1
중구청장직 인수위 축제 등 제안
오는 11월 전태일 거리축제 열어 '추모'
전태일 노동상 오는 9월 30일까지 공모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바꿔보고자 자신의 몸을 불사른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1970년 11월 12일 동대문패션타운 평화시장 노동자였던 전태일 열사는 분신으로 항거하면서 부조리한 대한민국의 노동환경을 개탄하며 우리사회에 큰 울림을 남겼다.
그가 산화한지 올해로 48년.
현재 주 5일 근무, 주 노동시간 52시간(300인 이상 사업장) 근무 등 근로조건과 노동환경이 대폭 바뀌었다. 이는 그저 얻어진 것이 아니라 전태일 열사의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고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그 울림이 투영된 결과다. 아직도 봉제업계(30인 이하 사업장) 노동현장은 대폭 바뀌지는 않았지만 대한민국 전체 노동환경을 따져 보면 엄청난 변화의 물결을 가져온 계기가 됐다.
문재인 정부는 중요한 국정목표 중 하나로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존중받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임기 내 최저 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자영업자나 노동자들 모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는 등 대한민국은 현재 최저임금 문제로 나라가 온통 술렁이고 있다. 노동환경은 아직도 열사의 염원을 오롯이 담아내지 못하고 있지만 그의 살신성인의 정신은 우리사회의 화신으로 부활하고 있다.
그리고 참으로 오랜 기다림 끝에 전태일 재단뿐만 아니라 민관에서 그를 기리기 위한 전태일 기념관이 서울시의 지원으로 내년 3월 개관된다.
종로3가에 들어서는 이 기념관은 부지매입비 167억원, 운영·시설비 200억원 등 총 370억 여원을 들여 완공하게 된다. 당초 올 11월 13일 개관할 예정이었지만 전태일 다움을 추가하기 위해 연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념관은 전태일 재단에서 위탁운영하게 된다.
그동안 전태일 재단(이사장 이수호)은 정부나 서울시의 지원을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오로지 대한민국 150여개 노동단체에서 매월 후원하는 1천600만원과 연간 특별후원금 2억5천만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직원은 이사장을 포함해 4명이 상근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자체 예산 500만원을 들여 10월경 전태일 다리 일대에서 전태일 거리축제를 개최했지만 올해는 3천만원을 잡아놓고 있다. 올해부터는 중구청에서 1천만원의 축제비용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7월 23일 마무리된 '민선7기 중구청장직 인수위원회'에서 전태일 거리축제 1천만원과 훼손된 기념동판 보수비용 3천만원 등 4천만원 지원토록 의견을 제시했다. 중·장기사업으로 노동자종합지원센터로 활용하기 위한 사무실 공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5월 26일 청계천 전태일 동상 앞에서 서울시장 후보 신분으로 1천만명에 이르는 미조직 노동자 지원, 서울시 민간위탁기관 주 4일제 시범도입 등을 포함한 노동정책공약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는 "비정규직노동자의 노동조합 조직을 돕기 위해 현재 8곳 운영 중인 서울시노동복지센터를 25개 자치구 모두 설치해 '노동자종합지원센터'로 확대 개편한다."고 밝혔었다.
또한 2018년 전태일 거리축제가 오는 11월 3일 청계6가 전태일 다리(버들다리)에서 개최된다.
2018 전태일거리축제추진단(전태일 재단, 성공회대 문화연구소)가 주최하는 이 축제는 가족단위 체험프로그램과 전태일 동화연극, 노동문제관련 캠페인, 문화공연 등으로 진행되며 각각의 스토리를 가지고 연계해 참여할 수 있게 구성된다.
이는 청년 전태일이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산화한지 48년, 최저임금을 가지고 벌어지는 현재 사회상을 보면서 전태일의 현재적 가치와 의미를 더 많은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체험과 캠페인, 문화공연이 어우러진 축제로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가족단위는 물론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전태일 거리축제를 연다는 계획이다.
메인무대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캠페인 부스, 오른 쪽에는 체험부스를 조성해 전태일의 삶과 의미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미싱체험(파자마 만들기), 우를 잇는 직조(대형목도리 짜기), 함께 나누는 풀빵 등으로 구성된다. 대형목도리 짜기는 축제 방문객과 대형 목도리를 함께 이어 만들고 축제 마지막에 전태일 동상에 함께 걸어주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게 된다.
함께 나누는 풀빵은 1970년대 청계천 노동자들의 대표적인 간식거리인 풀빵을 미리 준비한 재료로 운영자와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캠페인 프로그램은 전태일 의미, 근로기준법, 최저임금 등의 내용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중간 중간 퀴즈 등을 통해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문화공연 프로그램으로는 우리주변의 삶과 일상을 노래하는 가사가 담긴 뮤지션을 섭외해 전태일의 현재적 의미가 들어날 수 있는 무대를 구성하고, 우리 국악을 바탕으로 하는 뮤지션과 이소선 합창단의 무대도 마련된다.
전태일 재단에서는 제26회 전태일 노동상을 오는 9월 30일까지 공모하고 있다.
이 상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모범적으로 노동운동을 한 단체나 개인에 주는 상으로 노동운동과 민중에게 끼친 기여도, 전태일의 풀빵정신을 바탕으로 올곧은 노동자의 심성으로 전태일 정신을 올바르게 실천했는가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상금은 500만원이 수여된다. 전태일 문학상도 올해가 26회로 소설부문 300만원, 시부문 100만원, 생활글 부문 200만원을 시상한다.
청계천 평화시장 앞에 세워져 있는 전태일 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