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 정창호 서울지방보훈청 인사서무팀장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에 대한 단상

 

/ 2018. 4. 11

 

노변에 흐드러진 개나리와 벚꽃이 만개하고, 상춘객들이 산과 들을 메웠다는 뉴스를 볼 때면 어김없이 4월이 또 우리 앞에 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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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3일은 역사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제5공화국 때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거부하고 일체의 개헌 논의를 중단시킨 4·13호헌조치가 있었고, 2000년과 2016년 각각 제16대, 제20대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으며, 일본군이 부산포에 침략해 임진왜란이 발발한 날이기도 하다.

 

이렇듯 시련과 굴곡이 많았던 이 날에 또 하나의 뜻 깊은 사건이 있었다면 기억하시는 분들이 몇이나 될까?

4월 13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로서, 1919년 3·1운동 정신을 계승해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고, 나라의 자주독립을 이루고자 중국 상하이(上海민)에서 수립·선포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역사적 의의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제정한 국가 기념일이다.

 

임시정부는 1945년 8·15광복에 이르기까지 상하이, 항저우, 창사, 광둥 등으로 청사를 옮기며 독립운동을 전개했고, 초기에는 대미외교에서 종전기에는 대중외교를 활발히 전개했으며, 의열투쟁과 독립군단체 지원, 광복군 창설 같은 군사활동도 전개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적 의미 중 하나는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해외에 수립한 최초의 민주공화제 정부라는 점이다. 또한 임시의정원을 구성하고 삼권분립제도를 채택하고, 외교활동, 의열투쟁, 교육·문화활동, 군사활동을 27년간 지속적으로 전개해 독립과 자유를 위해 투쟁한 결과 광복의 토대가 됐다는 데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서도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라고 하여 3·1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가 한국 독립의 모태가 되고 대한민국 건국의 정신적·사상적 기반이 되었음을 천명하고 있다.

 

내년이면 벌써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된다. 과거 선조들은 대일항쟁기의 암울한 상황에서도 아낌없이 조국을 위해 바쳤고, 되찾은 나라는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 선조들이 그랬듯이 후세에 강건한 나라를 물려주는 것은 우리의 남겨진 몫이다. 다가오는 99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과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의 의미를 새겨보고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한 번쯤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