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주)참존화장품 김광석 회장에 듣는다

3S 전략, 청개구리 경영으로 글로벌기업 부상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주)참존화장품 김광석 회장.

 

/ 2017. 6. 14

 

"세계 제일의 명품을 만들겠다는 자부심이

참존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이다"

 

1966년 충무로 스카라 극장 맞은편에서 피보약국(피부를 보호하는 약국의미)을 운영하면서 1970년대 도심 새마을운동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던 김광석 회장. 그는 난치성 피부병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피부병 치료 노하우를 터득, 30만 명이 넘는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초화장품 전문기업인 (주)참존화장품을 창업해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등 화장품 업계의 이단아, 청개구리 박사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김 회장을 직접 만나봤다.

 

최고의 품질과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차별화 전략, 새롭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주)참존화장품 김광석(78) 회장.

 

그는 45세라는 뒤늦은 나이인 1984년 창업해 3년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고, 5년만인 1988년에는 300%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김 회장은 요란한 광고도 없이 치열한 경쟁으로 점철된 화장품 업계에서 어떻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을까? 이는 샘플(Sample) 전략과 최고 경영인이 피부전문가가 아니면 해낼 수 없는 세미나(Seminar) 전략, 항상 고객들과 아름다운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Service) 전략 등 3S 전략과 청개구리 경영방식으로 화장품 업계에서 성공 신화를 일구고 있다.

 

특히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33년 간 오로지 기초화장품만을 연구하고 개발해 온 장인정신, 다르지 않으면 만들지 않겠다는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혁신정신, 단 하나를 만들더라도 세계 제일의 명품을 만들겠다는 자부심과 고집스러움이 오늘날 참존을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서게 한 원동력이다.

 

참존의 브랜드 캐릭터는 청개구리다. 이로 인해 청개구리 박사로 명성을 얻은 그는 남들을 모방하지 않고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어내겠다는 김 회장의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참존에서 나오는 모든 화장품 패키지에는 회사 창립자인 김 회장의 얼굴과 서명이 돼 있는 명품보증서가 인쇄돼 있다. 당초(1995년)에는 이 명품보증서를 제품과 설명서에 함께 넣었지만 중국에서 짝퉁이 판매되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바로 보이는 패키지에 인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명품 보증서는 영국의 '버버리'가 코트의 대명사로 불리듯 참존을 화장품의 대명사로 만들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자 고객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유명 모델보다는 자신의 얼굴을 넣어 소비자들과의 소통은 물론 신뢰를 구축하는데 주요 포인트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3S라는 마케팅 전략을 통해 미국과 일본시장 개척은 물론 싱가포르, 캐나다, 프랑스, 호주, 중국에 이르기까지 세계 20개국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8년 전에 진출한 중국에서는 2012년도에만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 회장은 "위기를 극복한 2000년에는 연초 목표 매출을 623억원으로 잡아놓고 직원들에게 매출만큼 보너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는데 666억원이라는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며 "직원들에게는 약속대로 연말에 666% 보너스를 제공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금은 참존의 캐치프레이즈가 된 '샘플만 써 봐도 알아요'라는 CM은 광고라는 매개체를 통하기 보다는 제품 그 자체로 고객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투영돼 있다.

 

세미나 전략은 CEO와 고객이 만나는 소중한 시간으로 피부전문 약사 출신의 CEO가 직접 1천회에 걸쳐 20여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그 어떤 기업도 갖고 있지 않은 유일무이한 이 기록은 고객의 피부건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참존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서비스 전략은 기업과 소비자의 1:1 직거래 시스템인 CCS를 통해 최고 품질의 제품을 최저 가격에 공급, 고객에게 근본적인 만족을 제공하고 있다.

 

김 회장은 "참존은 국내기업 최초로 20년 전부터 주 5일제 근무를 시작해 직원들은 최고의 직장이 됐지만 동종업계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며 "3년 정도 유예기간을 거쳐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과감하게 주 5일제를 시행하자 매출이 더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약은 사람들이 아프지 않으면 당장 사지 않지만 화장품은 항상 쓸 수 있고 선물할 수 있으며, 수요가 많다고 생각해 제약회사 설립을 버리고 화장품 회사를 창립했다."며 "여성들의 피부건강에 무엇이 좋은지 항상 연구하는 등 오로지 최고품질의 화장품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참존은 4개의 연구소 생물, 융합, 응용 등 화장품 연구소에 3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참존 기술원의 전문 연구진은 피부타입, 생활환경, 습관, 기호 등에 따른 세심한 연구는 물론 새로운 성분개발과 안정성 테스트, 용기의 적합성에 이르기까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백, 주름·탄력, 항산화, 보습, 진정, 보호, 아토피, 항암, 항염·항 알레르기 등 현재 특허받은 것만 40여 종이 넘는다고 한다.

 

이렇게 33년 동안 기초화장품 만을 고집한 이유는 첫째, 미백효과, 둘째, 피부탄력(주름살 제거), 셋째, 보습(촉촉)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11월 20일 창립 25주년을 맞아 출시한 참인셀(Charm In Cell)은 참존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게 한 신제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개념 특허 성분인 참인셀은 세포속에 참존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는 의미다. 이는 5년만에 만들어진 제품이 아니라 진화를 거듭한 참존 영양크림의 4세대 완성품이자 44년(피보약국 포함) 피부과학의 모든 것을 담은 결정체라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물과 기름처럼 잘 배합되지 않는 토코페롤과 바이타민C 혼합을 연구해 개발한 이 제품은 피부속부터 바꾸겠다는 참존의 의지가 그대로 실현된 제품이라고 한다.

 

1984년에 출시한 1세대 참존 마사지 크림은 2세대 참존 콘트롤 크림으로 이어졌고, 다시 3세대 참존 뉴 콘트롤 크림을 거쳐 4세대 참존 뉴콘으로 재탄생했다. 1988년에 태어난 참존 클린싱워터는 1993년에는 참존 징코 클린싱워터로, 2001년에는 참존 징코 내츄럴 클린싱티슈까지 출시돼 지금까지 많은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참존의 스터디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참존 탑뉴스 크림으로부터 미드나이트 스페셜 크림과 스킨타운 골드크림, 참인셀 크림, 그리고 디알프로그토코비타 에너지 크림까지 이어지는 영양크림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1992년 출시한 탑뉴스는 국내 최초로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등 기내 면세품으로 선정됐으며, 1993년 부한에서 참존으로 회사 명칭을 변경했다.

 

김 회장은 "참존 마사지 크림은 노폐물이 눈으로 확인되는 독창적인 기능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며 "당시 참존은 화장품업계에서는 최초로 산뜻하게 스며드는 베이스에 천연 BIO(바이오) 영양성분을 배합해 피부에 윤기를 부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영업부 직원들이 색조화장품을 만들면 연간 수백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오로지 기초화장품에만 집중키로 했다. 색조화장품은 6개월로 유행기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는데다 용기를 수시로 바꿔야 하고 광고도 해야 하는데 투자대비 수익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때 이름을 날렸던 수많은 화장품 회사들이 색조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문을 닫는 우를 범했기 때문이다.

 

굴지의 기업들도 캐릭터가 없던 시절, 참존화장품 청개구리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대기업들도 동물을 캐릭터로 활용하는 계기가 됐다. 화장품을 동물로 비유한다는 것은 당시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당시 CF를 촬영하면서 청개구리로 인해 촬영에 어려움을 겪자 생각을 바꾼 것이 캐릭터였다. 미국에서는 미키마우스를 의인화해 인기를 끌고 있었기 때문에 청개구리도 스토리텔링화를 통한 의인화를 구상했다는 것이다. 이 청개구리 캐릭터 광고로 인해 1993년 한국방송 광고대상을 받기도 했다. 시상식 때는 심사위원들이 기립박수를 했을 정도로 참신하고 독창적인 광고였다고 회고 했다.

 

김 회장은 "참존화장품이 다른 화장품과 차이점은 레시피, 즉 처방이 다르다."며 "식품에 레시피가 있듯이 화장품에도 레시피가 있다. 융합을 통해 새로운 품질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청개구리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듯 또 다른 변신을 통해 끊임없이 성장해 나가겠다"며 "이는 창업이념을 실현하고자 하는 굳은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참존의 4가지 원칙은 첫째, 기업의 크기를 생각하지 않고, 기술의 깊이를 생각하고, 둘째, 참존은 누구도 모방하지 않고, 누구도 참존을 모방할 수 없다. 셋째, 많은 제품을 만들지 않고 오로지 최고의 명품만을 만들고, 넷째, 사랑받는 기업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사랑을 나누는 기업이 된다. 이 4가지 원칙은 33년 화장품 인생을 흔들림 없이 지탱해준 뿌리이자 나침판이며 생명의 숨결이라고 한다.

 

김 회장은 좌우명을 묻은 기자에게 "첫째, 성실한 생활인이며, 둘째, 꾸준한 창조인, 셋째는 겸손한 봉사인이다. 창조주의의 핵심은 개성과 특성"이라며 "이 좌우명은 방에 걸어놓고 매일같이 지켜보고 되새기면서 지금껏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의 창의성의 원천은 바로 메모"라며 "젊은 시절부터 매일 써온 일기와 연구서는 참존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실록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300여 명에 달하는 참존 모든 직원들과 관련 직원들에게 3개월에 한번씩 화장품 세트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지하에 직원 무료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다. 단골이발소가 문닫을 처지가 되자 7년 전 대치동 사옥을 완공하면서 이발사를 직원으로 채용한 것은 김 회장의 따뜻한 인간적인 면모가 엿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그는 2000년 전경련 국제경영원 제1회 최고경영자 대상부문 글로벌 경영인상 수상, 2001년 한국능률협회로부터 한국 산업 브랜드 파워 여성화장품 부문 1위, 한국 마케팅 대상 명품상을 수상했다. 또 1995년 비영리 법인인 한국화장품공업협동조합 초대 이사장을 역임하고 한국 부인암재단 설립기금을 출연했으며,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했다.

 

경남 하동 출신인 김광석 회장은 7남매 중 장손으로 태어났으며, 부인인 정현경(72)여사 사이에 3형제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