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2. 22
충무아트센터(사장 김승업)는 오는 3월부터 '조선 역사 속 오늘' 인문학강좌를 개최한다.
역사에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가능하며 근대와 가장 가까운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적 사건과 핵심 인물의 소신과 처신을 역사적 흐름 속에서 재조명해봄으로써 현 시대를 읽는 통찰력을 기를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 역사 속 오늘' 강좌는 3월 29일부터 5월 24일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9시30분까지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리며 저명한 6명의 역사학자와 작가, 심리학자, 사회학자가 강사로 참여한다. 전체 9강으로 조선 건국부터 구한말 개화기까지 조선 정치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는 주제를 다룰 이론 강의 8강과 병자호란, 치욕의 역사가 깃든 남한산성 현장답사 1회로 구성된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갈파했고 영국의 역사학자 E.H. 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우리는 역사를 배우면서 과거 세계를 만나고 조상들이 지혜와 함께 오류와 그 오류의 근인(根因)이 주는 교훈을 배워 조상의 지혜를 살리고 오류를 반복하지 않음으로써 성숙된 삶을 영위하고 슬기롭게 미래를 대처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재)중구문화재단 충무아트센터는 2월 8일부터 3월 24까지 충무아트센터 홈페이지나 방문접수(B1 아카데미 사무실)를 통해 접수 받으며, 중구민 및 중구소재 직장인의 경우 10% 할인된다.
(문의 ☎(02)2230-6700∼1 )
▲역성혁명과 건국사업, 왕도정치와 강권정치
첫 강은 '역성혁명과 건국사업'이라는 주제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의 저자 박시백 화백이 이성계와 정도전, 이방원의 시대를 조명한다.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개국, 혁명적인 토지개혁을 시작으로 과감한 민본중심의 개혁정치를 펼치는 정도전의 시대, 두 차례 왕자의 난을 거쳐 왕권을 거머쥔 이방원의 강력한 정치적 신념인 왕권강화책과 신권의 대립한다. 이어서 두 번째 강은 "왕도정치와 강권정치"로 대비되는 세종과 세조의 통치시기를 다룬다. 성군으로 칭송받는 세종의 왕도정치 실현, 성공한 쿠데타인 수양대군의 계유정난과 공신들의 부활이 이상적인 유교국가 건설에 미친 파장을 다룬다. 첫 번째 강과 두 번째 강에서 정치적 변혁기인 조선전기의 역사적 사건관련 당 시대 인물과 현 시대 인물의 정치적 역량을 연결 지어볼 수 있을 것이다.
△성군과 패주의 심리적 역동(力動)
세 번째 강에서는 '심리학자, 정조의 마음을 분석하다' 의 저자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이 "성군과 패주의 심리적 역동"이라는 주제로 연산군과 정조를 중심으로 조선 왕의 심리분석을 풀어낸다. 사람의 인생을 관통하는 심리법칙, 세상에 반응하는 다른 방식은 조선의 왕에 어떻게 작동됐을까? 심리학자가 해석해내는 "아버지 사도세자를 잃은 정조는 성군이 되었는데 어머니 폐비 윤씨를 잃은 연산군은 왜 폐주가 되었을까"라는 물음에 답을 찾다보면 인물의 삶과 성격에 영향을 끼친 역사적 사건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임진왜란, 조정의 무능과 재상의 위기관리능력
네 번째 강은 '류성룡, 나라를 다시 만들 때가 되었나이다'의 저자인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의 강연으로 정치사회학자의 시각으로 류성룡의 '징비록' 속에 담긴 임진왜란 당시 조정의 무능과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사태에서 나라를 구한 재상 서애 류성룡과 이순신의 리더십, 자강(自强)정신을 전파한다.
송복 교수가 류성룡에 대한 책을 쓴 이유 중 하나는 '한반도의 분할은 언제부터 시도되었는가'에 대한 한반도 분할의 원류를 캐는 것과 닿아있다. 한반도 분단은 2차 대전의 종언과 함께 시작되었지만, 그 원류는 1592년의 임진왜란으로 왜와 명의 '조선 분할전쟁'이라는 것이다. 왜는 조선 남쪽 4도를 내놓으라는 '조선 할지전쟁'이었고, 명은 왜의 침략을 한강 이남에서 막아 북쪽 4도를 지킴으로써 요동방어의 울타리로 삼는 '조선 울타리 방어 전쟁'이라는 것이다.
▲당파 싸움과 사화, 호란과 북벌운동, 탕평정치와 세도정치
조선 중기는 사림파의 등장과 연산군 시대 무오사화와 갑자사화, 중종반정, 조광조와 기묘사화, 문정왕후의 수렴청정, 을사사화, 정여립의 난 등 조선의 당파 싸움과 사화, 옥사로 점철된 시기다. '권력은 인사권에서 나온다'고 하지만, 당쟁과 옥사를 왕권강화의 정치적 도구로 삼은 조선의 왕, 문벌과 학통(정몽주-길재-(김숙자)-김종직-김굉필)으로 정치 세력화한 사대부 간의 왕권과 사대부의 대립 등 조정은 당쟁에 휘말려 들었고 그 결과 국력은 처참할 정도로 약해진다. 명분에 사로잡혀 전란이 일어난 이 시대를 조선 역사와 문화를 전공한 저명한 역사학자인 신병주 단국대 교수가 세 차례에 걸쳐 체계적으로 깊이 있게 풀어낸다.
KBS 1 TV '역사저널 그날' 진행자로 역사를 쉽게 전달하며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은 신병주 교수는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 규장각 학예연구사를 거쳐 현재 건국대하교 문과대학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남한산성, 조선의 하늘이 무너진 곳 현장답사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남한산성은 조선 성곽의 아름다움과 광주부의 중심으로서 흔적을 살펴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병자호란의 치욕의 역사 현장이기도 하다. 5월 20일 토요일에는 역사문화 답사전문가인 박광일 ㈜여행이야기 대표와 함께 남한산성을 답사하며 산성이라는 고유 영역 외에 병자호란 당시 전황, 당시 왕과 사대부가 어떻게 전쟁에 대응해 갔는가와 전쟁이후 북벌과 북학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어 갔는지 실마리를 찾고 그로 인해 백성들이 겪은 참혹한 고통을 살펴보며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구한말 개화기 '흔들리는 지도자, 일어서는 민 民'
'조선 역사 속 오늘' 인문학 강좌의 맺는 강의는 구한말 개화기로 한국 근세사를 전공한 노대환 교수가 강연자로 나서 개항기 지식인들의 개혁론의 성격, 외세의 침입 앞에 무능력했던 지도자들과 대비되는 민초들의 성장을 다룬다. 당시 조선은 세도 정국 해체와 접근해오는 서양 세력에 대한 대응이라는 두 가지 과제에 직면해 있었다.
화이(華夷) 의식의 약화, 천주교의 확산 등으로 19세기 유림의 세력은 전반적으로 위축되어 가고 있었다. 조선이 처음으로 서양세력의 공격을 받은 1866년 병인양요의 사회적 충격은 컸다. 10년 뒤인 1876년 개항을 둘러싸고 유림은 단합된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조선은 1876년 강화도 조약이 체결되고, 1882년 임오군란, 1884년 김옥균의 갑신정변의 실패와 급진 개화파의 몰락, 1894년 갑오개혁 실시 등 19세기 개화를 둘러싼 심각한 갈등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구한말, 개화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외세에 의해 조선의 문이 강제로 열리는 운명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