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2. 8
제일병원, 이수영 교수팀 임산부 3천801명 대상 연구
많은 여성들이 출산 후 고통을 겪는다는 산후우울증, 하지만 산후우울증 못지않게 임신기간에 우울증이 더 쉽게 발병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임신 초기(12주)에 가장 많은 임신부가 우울증 위험을 보여 임산부의 정신건강관리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의료재단 제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수영 교수팀(참여기관 제일병원, 강남차병원)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3천801명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임신 초기(12주)부터 중기(24주), 말기(36주), 산후 1달까지 4차례에 걸쳐 시기별 정신건강 현황을 추적하는 국내 최초의 연구를 시행했다.
임산부 3천801명을 산전 및 산후우울증 선별 평가도구를 이용해 분류한 결과 우울증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된 비율(우울증 선별군)은 임신 초기가 19.3%로 가장 높았고 산후 1달 시점이 16.8%, 임신 말기 14%, 임신 중기가 13.8%로 뒤를 이었다.
우울증 위험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임신 초기의 경우 불안점수 역시 모든 시기에 비해 가장 높았다. 신체 변화 등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적응문제, 유산에 대한 걱정 등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임신 중 우울증 주요 위험요인으로는 △가계소득 △결혼상태 △직업여부 △질병력 △입덧 △배우자와의 관계문제 등이 확인됐다.
현재 가계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경우 우울증 위험도가 가계소득 500만원 이상인 경우보다 1.8배 높았고 결혼상태가 미혼, 동거, 별거, 이혼, 사별인 경우 2.4배, 본인의 직업이 없는 경우가 1.7배였다.
우울증을 경험했던 경우에는 위험도가 4.3배로 월등히 높았고 가족 중에 우울증 환자가 있는 경우의 위험도 역시 2.2배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만성질환인 당뇨, 배란장애 및 난임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다낭성 난소질환도 각각 3배와 1.6배 우울증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과력(출산력) 요인으로는 현재 임신에서 심한 입덧이 있는 경우가 1.7배, 절박유산(임신 20주 이전 질출혈증 위험도도 1.4배 높았다. 정신사회적 위험요인 중에서는 배우자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 우울증 위험도가 3.75배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