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밤, 정동서 '대한제국'을 만나다

오는 28·29일, 정동 일대서 야행(夜行) 축제

/ 2016. 10. 19

 

밤 10시까지 덕수궁 등 30개 문화시설 개방

 

우리나라가 구한말 전면 개항했을 때 서구 열강들이 근거지로 삼고, 서양 신문물이 가장 먼저 들어와 '최초'란 타이틀도 많은 중구 정동에서 대한제국의 기운을 마음껏 느껴보자.

 

중구는 10월의 마지막 주말인 오는 28일부터 29일까지 가을밤에 떠나는 테마여행인 '정동야행(貞洞夜行) 축제'를 개최한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나선화 문화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28일 저녁 7시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공식 개막식을 갖고 이틀간 밤 10시까지 열리는 정동야행은 △야화(夜花, 밤에 꽃피우는 정동의 문화시설) △야로(夜路, 정동 역사를 함께 걷다) △야사(夜史, 정동역사체험) △야설(夜設, 거리에서 펼쳐지는 공연) △야경(夜景, 정동의 야간경관) △야식(夜食, 야간의 먹거리) 등 6가지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정동야행은 근대문화유산이 오롯이 남아있어 한국 근대사의 보고(寶庫)로 일컬어지는 정동을 폭넓게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매회 새로운 테마와 볼거리를 선보이고 있는데 작년 5월에는 중구의 동별 역사, 10월은 한지축제, 올해 5월에는 '덜덜불 골목'으로 불리던 근대 서양 신문물의 도입지 정동의 재현이 주제였다.

 

이번 가을 정동야행의 테마는 '대한제국'이다. 고종은 1897년 10월 황제로 즉위하면서 국호를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바꾼다.

 

10월 정동야행에서는 바로 이 대한제국을 상상하고 느껴볼 수 있는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들이 준비됐다.

 

대한제국 때 처음 발행된 '대한제국 여권'을 발급받아 덕수궁 돌담길 양쪽에 마련된 대한제국 입국심사대를 거쳐 입국해 대한제국 시기의 의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 보는 한편, 정동 일대의 지도를 만들어 본다.

 

대한제국의 상징인 오얏꽃으로 반지와 팔찌 등 장신구를 꾸미고, 개화기 고종이 즐겼던 커피 잔을 만드는 체험도 눈길을 끈다. 대한제국의 정동길을 함께 밝힐 청사초롱 만들기는 가족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정동야행의 추억을 담아 직접 미래로 보내는 편지를 작성해 우체통에 넣어본다. 편지는 내년 5월 정동야행(마지막 주 금~토요일)때 받아볼 수 있다.

 

특히, 한복을 입은 발레리나와 비보이들의 주도로 고종의 즉위 40주년을 기념한 연회 '칭경예식'의 현대식 재연(서울시립미술관 앞마당)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아 놓기에 충분하다. 대한제국 선포 후 승하하기 까지 고종이 머물렀던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을 밤늦게 까지 둘러보는 것도 정동야행만의 멋이다. 원래 주말에는 오후5시까지만 문을 여나 특별히 28일과 29일 양일간 저녁 6시와 7시 등 모두 4회 개방한다. 23일까지 정동야행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아 매회당 20명씩 총 80명을 선정해 특별 관람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정동야행에는 정동 일대의 덕수궁과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시립미술관,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중명전, 정동극장, 구 러시아공사관 등 30곳의 기관들이 협업해 밤 늦게까지 문을 활짝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