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마포구 신수동 광성고에서 열린 정일형 박사 탄생 110주년 기념예배에서 정호준 유족대표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 2014. 3. 26
정일형 박사 탄생 110주년 기념예배가 지난 21일 모교인 마포구 신수동 광성고등학교에서 개최됐다. 이날 기념예배에는 정호준 국회의원과 부친인 정대철 전 대표 등 유족과 광성고 학생, 당원, 이해동 김신원 목사 등 많은 내빈들이 참석했다.
김신원 목사는 기도를 통해 정일형 박사를 추모했으며, 김석홍씨는 박사의 약력 대신 "정 박사는 크리스찬이 이 세상에 남긴 분으로 일생을 기독교인답게 살았다"고 소개했다.
정일형 박사는 1904년 한일합방 시기에 태어나 식민지 탄압 속에서도 교회 종치기, 신문·우유배달, 건축현장의 막노동을 거쳐 초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다녀왔다.
정 박사는 근대사와 현대사를 공부하고 체험하면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인물이다. 서슬 퍼런 시기에 "박정희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선산가서 농사나 지어라. 그러면 나도 농사를 짓겠다"는 일화를 소개하고 그날부터 탄압이 계속됐음을 소개했다.
또 "항일 독립운동을 하다가 5년간 옥살이를 하고 모진 박해를 견뎌냈다"며 "물자행정처장을 했을 당시에는 큰 부자가 될 수도 있었지만 한 푼도 빼돌리지 않고 철저하게 관리하는 등 청렴했던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해동 목사는 추도의 말씀을 통해 "8선 의원으로 27년 동안 의정활동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의를 세운 두 분(정일형 이태영 박사)의 삶은 상호의존적이며 역사에 길이 남고, 남겨야 할 분들"이라며 "신앙의 승리며 인간의 승리"라고 칭찬했다.
유족을 대표해 정호준 국회의원은 "할아버지는 5대 독자이시면서 초등학교 5학년 때 돌아가셨다. 정치를 하면서도 항상 가족을 끔찍이 아끼고 매일 기도했다. 특히 조부모님은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 세상을 이끌었다"며 "학생들의 인생은 고등학교부터 달라진다. 열심히 공부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일제의 탄압에도 굽히지 않고 3·1운동을 주도하는 등 오직 한길로 가면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바치셨다"며 "살아 숨 쉬는 동안 깨어있어라. 뜨겁게 사랑하라. 포기하지 마라."는 조부모님의 말씀을 떠올렸다.
한편, 이날 광성고 김지훈 조영후 송성훈 최재영 권성준 학생 등 5명에 1인당 100만원씩, 5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