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3. 10. 30
국내 최대 규모의 남대문시장. 대형 가전제품, 장롱 등 대형 상품만 없을 뿐 한때는 탱크도 마음만 먹으면 만든다는 500년의 역사를 지닌 도매전문 전통시장이다. 이 시장이 2000년 들어 기형적 성장에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지만 남대문의 지리적 장점과 동대문, 남대문 도매시장 기능이 10여년을 주기로 변화해가는 과거 전례에 비추어 남대문 도매상권이 점차 회복의 발판이 자생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남대문시장이 현재 악세사리, 아동복 도매상권으로만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점을 감안하면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이제는 숙녀복이 나설 시기지요"
시티레이디 설주환 회장(사진)은 숙녀복에 30여 년간 몸담아온 전문 유통인으로 첫마디가 숙녀복의 미래 지향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90년대 남대문 숙녀복 호황기 때 도매상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시장맨으로 통한다.
남대문 도매시장 활력을 위해 최근 시티레이디 상가 개발에 나선 설 회장은 나름대로 비장한 의지를 확연히 드러내고 있다.
이 상가는 지하철 4호선(남대문시장) 6번 출구로 나오면 불과 10m 앞에 상가가 고객을 맞이하고 있어 남대문시장의 얼굴인 셈이다.
과거 동도캐주얼로 출발한 이 상가는 시티레이디로 상호를 바꿔 20년이 흐르면서 숙녀복 토탈패션으로 자리잡고 있다.
러브&아트, 오영, 오다, 송이, 백향목 등 상호만 들어도 쉽게 소매상들은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알려져 왔다. 특히 일본 수출이 압도적으로 수요가 많아 이른 새벽시간에는 국내의 바이어들이 구매하고 있다는 것이 설 회장의 설명이다.
또한 자유 여행족들이 늘어나면서 작년대비 20∼25%의 매출이 증가 하면서 이에 부응하는 상품개발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향후 도매시장 활성화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입주자들이 전문 디자이너로 성장된 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전문디자이너 편집매장구성이 뒤따라야하고 시장차원의 연예인 영입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K팝 대세는 엄청난 폭발력을 가지고 있어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등 이름만 들어도 외국에서는 젊은 층들이 열광합니다. 이러한 이슈를 만들어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책차원의 지원도 절실합니다"
설 회장은 최근 신세계백화점과 전통시장이 상생발전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이제 남대문시장이 국제적 시장으로 발돋음하는 계기가 됐다고 환영했다.
쇼핑 올레길을 만들어 쇼핑과 시장 내 명소 맛집 소개 등이 조화를 이루면 국·내외 관광객들의 편의성을 제공하고 이에 따른 구전의 효과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설 회장은 이에 따라 시장에 처음 진출 했을 때 '파인츄리' 상호를 내걸며 마음 속으로 다짐했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거짓말은 금물이다"라는 좌우명으로 시티레이디상가 100여 점포 를 재정비해, 내년 1월 중에 개장해 도소매를 겸하는 남대문 최고토탈패션 전문도매상가 육성에 일조하겠다는 다짐이다.
설 회장은 '믿고 신뢰만 해주면 이에 대한 보상은 이루어진다'는 생각에 오늘도 새벽공기를 가르며 시장으로 힘차게 발길을 옮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