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 유 지 영 서울지방보훈청 총무과

미래를 위한 대비 나라사랑 정신 그리고 을지연습

/입력 2013. 8. 21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얼마 전 축구 한·일전에서 응원석에 걸려있던 이 문구가 외교적인 문제로까지 비화된 일이 있었다. 이 문구는 단재 신채호 선생이 하신 말씀으로, 최근 국가보훈처의 '유엔군 참전·정전 60주년 기념' 포스터에도 기재되어 있었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 부침이 심한 근현대사를 겪은 우리 민족에게 신채호 선생이 하신 이 말씀은 그 의미가 더욱 깊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일제 시대와 전쟁 과정에서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을 기반으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지금의 경제 발전을 이루고 국제적 위상을 정립했으나, 국민들의 국가에 대한 자긍심은 상대적으로 낮고, 중·고등학교 수업에서는 한국사 과목이 등한시 되고 있다.

 

단재 선생이 말씀하신 대로, 자기 역사에 대한 인식과 선조에 대한 감사는 국가를 유지시켜주고, 미래를 있게 하는 초석이다. 왜냐하면 과거에 대한 자긍심으로부터 현재 살아가는 국가에 대한 나라사랑 정신이 싹트고, 이 정신은 미래의 예측 불가능한 위기 상황에서 이 나라를 지켜주는 '정신적 인프라'가 되기 때문이다.

 

'정신적 인프라'로서 나라사랑 정신과 역사에 대한 기억, 그리고 그 기억에 대한 보답으로서의 보훈의 가치는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가장 먼저 돌아봐야 할 정체성이 아닐까 한다. 특히 올해는 정전협정 60주년이면서 UN군 참전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60주년을 계기로 참전용사, 국가유공자분들의 나라를 위한 희생·헌신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금 기억해야 할 때이다.

 

국가보훈처에서도 이를 위해 UN을 포함한 27개국 정부대표와 참전용사를 초청하여 유엔 참전국에 대한 정부차원의 첫 공식 감사행사를 수행하였다. 또한 대한민국 번영의 초석이 된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의 의미와 가치가 국민들에게 확산되어 호국보훈정신이 함양될 수 있도록 나라사랑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6·25전쟁 이후에도 최근까지 연평도 포격 사건, 천안함 피격, 북한의 디도스 사이버 공격까지 예측 불가능한 국가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한 국가적 대비책으로서, 매년 8월이면 을지연습이 실시된다.

 

올해도 8월 19일부터 22일까지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민간기업 등 약 4,000여개 기관의 40여만명이 참여하는 을지연습이 실시된다. 을지연습은 1968년 북한 무장공비가 청와대를 기습한 1·21사건을 계기로 시작되어, 올해로 46번째를 맞는 국가차원의 종합 비상 대비훈련이다. 올해에는 비상시 공무원들의 대응능력 향상 훈련과 국민생활안전과 밀접한 국지도발대응훈련, 주민대피훈련, 국가핵심기반시설 피해복구 훈련, 그리고 사이버 공격 대비 등의 훈련이 이뤄진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재난이 있을 것을 미리 짐작하고 예방하는 것은 재앙을 만난 뒤에 은혜를 베푸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준비없는 상황에서 발발하여 초기 전세가 급격하게 악화되었고 이로 인해 전국토가 황폐화되고 수많은 민간인과 국군·유엔군이 희생된 6·25전쟁에 대한 과오와 반성을 잊지 않아야 한다.

 

국가 위기 상황에 대비한 사전의 '물리적 인프라'로서 이번에 실시되는 을지연습에 국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며, '정신적 인프라'로서의 나라사랑 정신 또한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