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 이 자 준 중부소방서 홍보교육팀 소방사

소방차는 달리고 싶다

아스팔트 위의 타이어를 녹여버릴 듯한 폭염사이를 비집고 오늘도 소방차는 달린다. 천만 시민이 거주하는 서울의 2012년 상반기 출동건수를 분석한 결과 화재로 인한 출동이 2천883건, 오인으로 인한 출동 2천552건으로 나타났다. 합쳐서 하루 평균 30건의 출동을 나가게 되는 셈이다. 각종 화재 등 사고발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방관들의 신속한 현장 도착이다.

 

하지만 불법 주·정차 차량 및 시민의 무관심 속에서 소방통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출동하는 소방대원들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는 실정이다. 출동방해 시 20만원 이하의 과태료부과라는 처방이 있긴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양보의무에 대한 책임감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듯 소방차의 앞길을 막고 있는 차량은 여전히 많고 소방대원은 빠른 현장 도착을 위해 위험천만한 곡예운전을 하고 있다.

 

물론 내 신호 받고 정상운전 했고 피할 장소가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과태료는 말도 안된다는 시민도 있겠지만 오히려 이런 사람들이 내 집에 불나면 늦게 도착했다고 방방 뛰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이렇게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들 속에서 소방관들은 꺼져가는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달린다.

 

최근 5년 동안 36명의 귀중한 소방관들이 목숨을 잃었다. 화재 현장은 한시도 지체할 수 없을 만큼 긴박하다.

 

그러므로 현장에 신속히 도착, 상황을 살피고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숭고한 희생정신을 보여준 소방관들의 대한 보답은 긴급출동 시에 더 큰 재난으로 다가오기 전에 빨리 출동하여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소방출동로 확보는 내 가족과 내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으며 나아가 출동하는 소방대원들의 생명까지 보호 할 수 있는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약속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