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주폭척결, 공권력 회복 계기돼야

술을 마시고 상습적으로 폭력을 일삼는 주취폭력배에 대해 경찰이 강력 대응키로 천명함에 따라 우리사회의 관대한 음주문화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중부경찰서는 지난달 23일 주폭 수사 전담팀을 편성, 현판식을 갖고 엄정한 공권력을 확립하기 위해 주폭과의 전쟁을 선포했으며, 1일에는 중구구민회관에서 김용판 서울경찰청장과 중부·남대문·성동경찰서장, 경찰관계자, 주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합동으로 주폭(주취폭력) 척결을 위한 치안활동 상황 보고회를 개최, 강력히 단속키로 하는 등 예전과 달리 발 빠른 대응에 착수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3개 경찰서는 주취로 인한 상습 폭력과 공무집행 방해가 결국 주민 피해로 돌아가기 때문에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범죄예방과 척결은 물론 주민들의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해 '문제해결자적 존재'로서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나가기로 했다.

 

을지지구대에서는 광희동1가 소재 속칭 몽골타운과 케레스타 일대 주폭 사건 집중지역으로 선정하고, 민·경 협력 거리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주취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중부경찰서는 지난달 26일 주취상태에서 지역주민과 주변 슈퍼마켓과 음식점 등 상점에 들어가 욕설과 폭행을 일삼던 피의자 남모(57세, 남)씨를 검거해 구속했다. 경찰이 분석한 주취폭력 원인으로 우리사회의 관대한 음주문화와 함께 술을 마시면 습관적으로 폭력을 행사하지만 보복을 우려해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관대한 음주문화로 인해 작년 전체 살인 범죄의 37.1%, 강간·추행의 30.6%, 폭력의 35.7%가 주취자에 의해 벌어졌고, 공무집행방해도 73.2%에 달해 주취폭력이 강력 범죄로 이어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주취폭력범에 대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피해자들의 첩보를 입수해 반드시 찾아 수사하고, 재범 위험자나 실형, 벌금형을 받은 주취폭력배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키로 했다고 한다.

 

경찰이 밝힌 주폭이란 만취상태에서 술의 힘을 빌려 상습적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거나, 시민 또는 가족들에게 폭행·협박을 가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다시 말해 조직을 등에 업고 서민을 괴롭히는 폭력배가 조폭이라면 술의 힘을 빌려서 서민을 괴롭히는 폭력배는 바로 주폭이라는 것이다.

 

경찰이 우리사회 기강확립은 물론 주폭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되고 있다. 그동안 공원이나 유흥가에서 만취상태에서 싸움을 벌이거나 파출소 유리창을 파손하고, 경찰을 폭행해도 경미한 처벌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국민들에게 상습적으로 피해를 끼치고 법질서를 파괴하는 주폭에 대한 엄정대응으로 국민안전을 확보하고 실추된 공권력의 위상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