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세배·차례상 어떻게 하나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을 위로 올려야"

며칠 후면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이다. 설은 가족 공동체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명절이다. 이번 설에는 우리가 미처 익히지 못하고 있던 '설 예절'을 제대로 지켜보자. 세배하는 법과 차례를 지내는 절차 등은 지방마다 조금씩 다르긴 해도 정통적인 명절 예법은 비슷하다. 남·녀의 세배하는 법과 차례상 차리는 절차에 대해 알아보자.

 

◆ 설날·까치설날의 유래

 

설날의 어원은 세 가지 정도의 설이 있다. 첫째, 설날을 '낯설다'라는 말의 어근인 '설'에서 그 어원을 찾는다. 그래서 '새해에 대한 낯설음'이라는 의미와 '아직 익숙하지 않은 날'이란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둘째, '선 날' 즉 '개시'라는 뜻의 '선다'라는 말에서 '새해 새날이 시작되는 날'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셋째, '삼가다 또는 '조심하여 가만히 있다'라는 뜻의 옛말인 '섧다'에서 그 어원을 찾기도 한다. 한편, 설날은 원일(元日), 원단(元旦), 정조(正朝), 세수(歲首), 세초(歲初), 세시(歲時), 연두(年頭), 연시(年始) 등의 한자어로도 불린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요즘엔 거의 잊혔지만, 중장년층이 어렸을 때 설날을 전후해 즐겨 흥얼거리던 설 노래다.

 

'삼국유사'의 설화에 따르면, 신라 소지왕 때 왕후가 한 스님과 내통하여 왕을 해하려 하였는데 까치와 쥐, 돼지, 용의 인도로 이를 모면하였다고 한다. 이때부터 쥐, 돼지, 용은 12지에 드는 동물이라 그 날을 기념하지만, 까치는 기념할 날이 없어서 설날 바로 전날을 까치의 날이라 하여 '까치설날'이라고 했다 한다.

 

◆ 큰절과 평절

 

"세배할 때 어느 쪽 손이 위로 가야 하나요?" 명절 때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의 하나다. 정답은? 남녀가 서로 반대다. 세배할 때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을 위쪽에 올려야 한다.(그러나 제사나 문상 때는 반대로 남자는 오른손, 여자는 왼손이 위쪽이다). 세배를 위한 기본자세는 위쪽의 손으로 아래 손을 살포시 잡고 엄지손가락은 서로 교차시킨 뒤 배꼽 위에 올려놓으면 된다. 세배는 보통 큰절과 평절로 나뉜다. 항렬이나 나이가 윗사람일 경우는 당연히 큰절로 세배를 올려야 한다. 같은 항렬이나 형제는 평절로 서로 예를 갖춘다. 항렬은 나보다 아래이나, 나이는 나보다 많을 때도 평절로 세배를 나눈다.

 

△남자=남자의 큰절은 우선 손을 공손히 모은 다음 허리를 굽혀 손을 바닥에 짚는다. 왼쪽 무릎을 먼저 꿇고, 뒤에 오른쪽 무릎을 왼무릎에 가지런히 꿇는다. 왼발이 아래로 오도록 양발을 포개며, 뒤꿈치를 벌리고 엉덩이를 내려 깊이 앉는다. 팔꿈치는 바닥에 붙이며, 이마는 손등에 닿을 정도로 깊숙이 숙이는 것이 좋다. 2~3초 머무른 후 팔꿈치를 떼며 일어설 때는 오른쪽 무릎을 먼저 세운다. 평절의 경우 모든 순서는 큰절과 같으나 머리를 손등에 닿지 않아도 된다.

 

△여자=여자는 큰절이 힘들어서 요즘에는 평절로써 큰절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 배꼽 부위에 모은 두 손을 자연스럽게 내린다. 왼쪽 무릎을 먼저 꿇은 뒤 오른쪽 무릎을 가지런히 내린다. 오른발이 아래가 되게 발등을 포개며 뒤꿈치를 벌리고 엉덩이를 내려 깊이 앉는다. 손가락을 가지런히 모아 손끝을 무릎 양옆 바닥에 대고 윗몸을 45도쯤 앞으로 굽히며 두 손바닥을 바닥에 대듯이 지그시 눌러주면 된다.

 

여자의 평절은 공수(拱手)한 손을 풀어 내린 다음 왼쪽 무릎을 먼저 꿇고 오른 무릎을 가지런히 꿇은 다음 엉덩이를 깊이 내려앉는다. 몸을 앞으로 30도 정도 숙이면서 손끝을 무릎 선과 나란히 바닥에 댄다. 잠깐 머물렀다가 윗몸을 일으키며 두 손바닥을 바닥에서 떼며 오른 무릎을 먼저 세우고 일어난다. 두 발을 모으고 공수한 다음 가볍게 묵례한다.

 

여자의 반절은 평절을 약식으로 한다. 답배의 대상이 나이가 많이 차이 나면 남녀 모두 앉은 채로 한 손 또는 양손을 바닥을 짚는 것으로 답배한다.

 

◆ 차례상 차리기

 

제사상 진설(陳設)법은 각 지방의 관습에 따라 다른 점이 많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향교에서 권하는 제사상 차리는 법을 많이 따르고 있다. 진설하는 위치를 말할 때는 편의상 제사 지내는 신위를 향하여 우편을 동쪽,좌편을 서쪽으로 정한다. 북쪽에 병풍을 치고 병풍 앞에 신위를 모실 위패(位牌)와 촛대를 마련한 다음 식어도 괜찮은 음식부터 제물을 차리고 진설이 다 되면 사진 혹은 미리 써둔 지방을 위패에 붙인다. 제사상 앞 가운데 위치한 향상에는 축문, 향로, 향합을 올려놓으며 그 밑에 모사(茅沙) 그릇, 퇴주 그릇, 제주(술)등을 놓는다. 진설의 순서는 맨 앞줄에 과일, 둘째 줄에 포와 나물, 셋째 줄에 탕(蕩), 넷째 줄에 적(炙)과 전(煎), 다섯째 줄에 메와 갱을 차례로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