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중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청구초 어린이들이 모의의회'를 개최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직접 본회의장에서 회의를 진행하면서 민주주의를 배우고 실천해 보는 '어린이 모의의회'가 열려 화제다.
중구의회는 제19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가 열린 지난달 28일 본회의를 마치고 곧바로 '어린이 모의의회'를 개회했다. 이는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지방의회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 이를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통해서 지방자치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특별히 마련한 것으로, 2010년 실시했던 동산·봉래초등학교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 청구초등학교 6학년 2반 27명의 학생이 어린이의원, 구청장 등으로 구분해 '학생 언어문화 개선안(욕설학생 생활기록부 기록 추진)'에 관한 찬반 토론을 벌였다.
이에 앞서, 김수안 의장은 환영사를 통해 "머리는 구름에 두고, 발은 땅에 굳게 디뎌라. 그리고 한 계단씩 오르면 성공할 것이라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일화를 소개하며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깊이 생각하면, 여러분들의 장래와 국가의 장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 어린이들은 중구의회 의원 소개와 의회 현황을 들은 뒤, 남이연 어린이가 의장을 맡아 의원 선서, 결의안 상정, 찬반토론, 무기명 비밀투표 등의 순서로 회의를 진행했다.
'학생 언어문화 개선안' 결의안을 제출한 문주호 어린이구청장은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은어나 욕설을 사용하지 않으면 마치 소외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요즘 초·중·고생들 사이에 욕설이 일반화 되는 것은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학교 내에서 욕설을 많이 사용하는 학생에 대해 그 내용을 생활기록부에 기록, 상급학교 진학 시 불이익을 받도록 한다면, 학생 스스로 언어생활을 순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제안 설명을 했다.
찬반 토론에서는 찬성의견 3명, 반대의견 3명의 의원들이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쳤다. 김유진 어린이의원은 "욕설의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서 "평소에 선생님께 눈에 띤 특정 학생들만 기억하고 작성될 우려의 소지가 있다"며 반대의견을, 허경훈 어린이의원은 "요즘 학생들은 욕설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욕설문화가 개선될 것"이라며 "생활기록부에 잘 나오길 바라는 학생들이 많기에 욕설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찬성의견을 주장했다. 이외에도,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내용만으로 학생을 부정적으로 볼 수 있다', '습관이 되어버린 욕은 이제 선생님들도 바로 잡을 수 없다. 생활기록부 기재는 필요하다' 등 다양한 찬반의견들이 돌출됐다.
무기명 비밀투표 결과, 찬성 8표, 반대 18표, 무효 1표로 재적의원(27명)의 과반수를 얻지 못해 '학생 언어문화 개선안'은 부결됐다.
의회를 마친 후 어린이들은 각 상임위원실을 견학한 뒤, 중구의회 의원들과 함께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별도로 가졌다.
이날 1차 본회의에서 상정된 △관계공무원 출석요구 및 서류제출요구의 건 △중구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도시계획시설(철도:정거장)변경결정 의견 청취안 등이 가결됐다.
한편, 중구의회는 1일부터 2일까지 포천에서 지방의회 의원세미나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