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남산공원 등 16개 공원에서 전통놀이 체험마당, 각종 국악공연 등 추석 특별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그동안 바쁜 일상으로 만나보기 힘들었던 가족과 친지,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더없이 풍요로운 시간이다. 하지만 금년처럼 비가 많이 와 재해가 일어나고 농경이 피해를 받았을 경우에는 추석에 즐겁지 않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일찍 찾아온 명절로 풍성한 오곡백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서 추석의 유래와 의미를 생각해보고, 최대 명절은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공연, 행사등을 소개한다.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
추석은 중추절(仲秋節) 또는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 하며, 가을의 한가운데, 곧 가을 중의 가을인 명절이다. 추석 무렵은 좋은 계절이어서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5월은 농부들이 농사를 잘 짓기 위하여 땀을 흘리면서 등거리가 마를 날이 없지만 8월은 한해 농사가 다 마무리된 때여서 봄철 농사일보다 힘을 덜 들이고 일을 해도 신선처럼 지낼 수 있다는 말이니 그만큼 추석은 좋은 날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속담이 있듯이 추석은 연중 으뜸 명절이다. 특히 농촌에서 가장 큰 명절이니 이때는 오곡이 익는 계절인 만큼 모든 것이 풍성하고 즐거운 놀이로 밤낮을 지내므로, 이날처럼 잘 먹고 잘 입고 잘 놀고 살았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새삼 간절해진다.
추석(秋夕)을 글자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 나아가서는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니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추석'이란 대단히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용어라 할 수 있다.
중국인들은 추석 무렵을 중추(中秋) 또는 월석(月夕)이라 하는데, '예기(禮記)'에 나오는 조춘일(朝春日), 추석월(秋夕月)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추석날 밤에는 달빛이 가장 좋다고 하여 월석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중엽 이후 한자가 성행하게 된 뒤 중국인이 사용하던 중추니 월석이니 하는 말을 합해서 축약하여 추석이라고 했다는 설이 있다. 중추절이라 하는 것은 가을을 초추(初秋), 중추(中秋), 종추(終秋)로 나누었을 때 추석이 음력 8월 중추에 해당하므로 붙은 이름이다.
◆ 고유의 세시 풍속(송편빚기·줄다리기 등)
추석을 즐기기 위해서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드는 데, 특히 우리나라에만 있는 음식 중에 송편이 있다. 우리 전통적인 송편을 보면 그 송편의 솔잎자국이 있고, 때에 따라서는 송편을 담아온 그릇에 파란 솔잎이 같이 붙어오는 경우도 많이 있다. 여기서 솔잎은 '한결같은 마음을 잊지 말자'라는 의미다. 나라에 대한 충성심, 부모에 대한 효심, 형제간에 지켜야할 우애까지도 정신적인 풍토를 일그러뜨리지 않는 절개가 솔 나무와 같아야 한다는 이런 혼을 담고 있는 것이다.
달의 명절로도 일컬어지는 추석에는 풍요를 기리는 각종 세시풍속이 행해진다. 조상에게 예를 갖추는 차례와 같이 엄숙한 세시풍속이 있는가 하면 한바탕 흐드러지게 노는 세시놀이 역시 풍성하게 행해진다.
한가위의 세시풍속으로는 무엇보다 조상에 대한 차례와 성묘가 있고, 강강술래 소싸움 씨름 줄다리기 고사리꺾기 반보기 등이 있다. '반보기'는 약간 낯선 말인데, 추석을 전후하여 서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 날짜와 장소를 미리 약속하고 만나는 부녀자들의 풍속이다. 반나절 정도 만난다고 하여 반보기인데, 요즘에는 처가살이도 흔하지만 옛날에는 시집간 딸을 마음대로 만날 수 없었다. 그래서 농한기인 추석을 앞뒤로 어머니와 딸, 혹은 양가 인사들끼리 음식과 토산물을 준비해 양가집의 중간쯤 되는 곳에서 만나 회포를 풀면서 하루를 즐겼던 것이다. 중간쯤에서 만난다고 하여 '중로상봉(中路相逢)' 또는 '중로보기'라고도 한다.
당시에 존재했던 추석놀이는 여러 가지 있지만 그중 첫째로 줄다리기 있다. 줄다리기도 아랫마을과 윗마을 사람들이 함께하는 놀이다. 가운데에 깃대를 새우고 동수의 사람들이 동쪽으로, 서쪽으로 당긴다. 그래서 힘이 있는 그쪽으로 끌려가면 그 가운데 세워진 기가 그 끌려가는 쪽으로 기운다. 기가 기우는 것은 풍년의 징조가 바로 이 마을에 나타난다는 뜻이다. 그것은 똑같은 수의 사람이 줄다리기할 적에 힘을 잘 조화 있게 쓰면 더 큰 힘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니까 협동이 잘 됐다는 뜻이다. 상호 협동이 잘되는 마을에 더 많은 생산 결과의 징후가 나타난다. 그래서 줄다리기를 했다. 그러면 줄다리기는 하나의 경기고 재미지만, 그것이 두레정신에 있어 마을사람들이 공동 생산 작업 활동에 진심으로 협력한다는, 그런 것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다.
또 하나 생각해볼 것은 보름달이 밝게 비추는 추석이 오면 널뛰기를 한다든지 또는 부도옹, 오뚝이 같은 것을 만든다든지 여러 가지가 놀이가 있다. 오뚝이를 부도옹이라 한다. 부도옹은 거꾸러지지 않는 늙은이를 말한다. 오뚝이는 종이로 만든다. 그리고 밑에다 무게를 실리는 흙 같은 것을 넣기 때문에 아무리 던져도 벌떡 일어난다. 그래서 오뚝이는 손자들에게 주는 할아버지의 선물이다. 오뚝이는 오뚝이 나름대로 정신을 가지고 있다. 100번 쓰러지고, 1000번 쓰러져도 스스로 일어나는 자기 정신을 가지고 있다. 하물며 사람이 오뚝이 보다 못하랴. 이러한 메시지를 오뚝이 선물과 더불어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그럼 아이들이 거기서 이게 '자립정신이다. 자립의지다'고 배운다. '자립의지'라 하는 것은 용기를 키운다는 것도 있지만, 우리 가정은 우리의 힘으로 살아간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 민속놀이 체험하기(남산공원 등)
풍요로움의 상징, 민족의 대명절 한가위를 맞아 명절의 넉넉함을 생각하며 조금은 마음이 들떠있는 요즘, 우리 주변 곳곳의 공원에서는 추석 연휴를 서울에서 즐기는 시민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공연과 민속놀이체험마당이 벌어진다.
서울시는 한가위 연휴기간동안 남산공원 등 16개 공원에서 전통놀이 체험마당, 각종 국악공연 등 27개 추석 특별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준비헤 시민들이 알차게 연휴를 즐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평소에도 각종 전통 공연이 펼쳐져 남산을 찾은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남산공원 팔각광장에서는 투호,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 체험이 연휴기간 내내 준비된다. 추석당일인 12일에는 각종 특별 프로그램이 열리는데 오후 2시에 직접 만든 전통 인절미를 먹어볼 수 있는 '떡메치기 및 떡먹기 체험'이, 오후 4시에는 팔과 다리 등 각종 신체부위를 이용하는 '별난씨름대회'가 시민을 기다린다.
오후 5시∼6시에는 국악을 전공한 연주자들이 시민에게 해금, 가야금 등 국악기를 알려주고 함께 체험하며 퓨전 국악공연까지 들려주는 '한가위 민속문화 한마당'이 성대하게 펼쳐진다. 그 외에도 추석 다음날인 13일에는 오후 2시에 색색의 민속탈을 만들어보는 '민속탈 만들기 체험'이 준비된다.
대학로 근처에 위치해 젊음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낙산공원에서는 전통 민속놀이 체험과 함께 '호랑아 놀자!'라는 창작 국악팀이 해설이 있는 국악기 체험을 진행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탈을 쓴 친구들이 출연하여 가야금, 해금, 대금, 소금 등 국악기를 어린이들에게 체험하게하고 흥겨운 우리가락을 들려준다.
드림랜드의 화려한 변신으로 서울 동북권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북서울꿈의숲에서는 창녕위궁재사에서 펼쳐지는 민속놀이 체험을 비롯해 꿈의숲 내 위치한 수준 높은 공연장인 '꿈의숲 아트센터' 주관으로 '한가위 특별행사 희희낙락(喜喜樂樂)'이 열린다.
희희낙락(喜喜樂樂)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추석당일인 12일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우리소리를 사랑하는 강북구 소리꾼들의 모임인 '우제소리극단'이 꿈의숲 야외무대에서 전통민요 공연을 통해 공원을 찾은 시민들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가족과 함께 찾으면 더욱 즐길거리가 많은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는 추석 당일 오후3시부터 5시까지 풍물패의 길놀이, 사물놀이, 민요, 민속춤 공연이 열린무대에서 시민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전통민속놀이 체험마당은 연휴기간 내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준비된다. 이 외에도 추석 다음 주 일요일인 18일에는 늦은 4시에 숲속의 무대에서 한국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이끄는 '경서도 창악회'의 가야금 병창, 판소리, 부채춤, 배뱅이굿 등의 공연이 펼쳐져 지나간 추석 연휴의 아쉬움을 달랠 계획이다.
월드컵공원에서는 평화의공원 내 장승마당에서 연휴기간 언제나 참여할 수 있는 '달빛소원빌기'가,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는 한가위축제의 일환으로 사물놀이 한마당이 11일~13일 하루 두 번 오후 2시와 5시에 펼쳐진다.
서울숲 나비정원에서는 12일 오후 1시에 한복을 입은 어린이 선착순 100명에게 서울숲에서 직접 기른 장수풍뎅이 애벌레 1마리씩을 나눠주는 행사도 마련된다. 이외에 서울창포원 등 9개 공원에서도 널뛰기, 제기차기, 투호 등 민속놀이 체험마당이 풍성하게 준비되니 가족과 함께 들린다면 즐거운 시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