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정을 이끄는 가장(家長)에게 주어지는 책임감은 막중하다. 소시민들에게 '불우이웃돕기' 등 나눔과 봉사에 대한 생각은, '일단 나 먼저 살고 보자' 혹은 '내가 불우이웃인데 누구를 돕느냐'하는 기본적인 생존권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인지할 수 있지만 '그들을 위해 뭘 해줄 수 있을까'하며 헤아리는 마음을 가지는 게 쉽지 않고 그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것 역시 결단이 필요하다. 스물세 번째 칭찬릴레이에서는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한 남자, 임대일(49) 디오트 상인연합회장을 만났다.
"주어진 길만 보고 살았죠. 내 가족이 먼저 살아야 하니까요. 투철하게 삶에 매진하다 보니 몰랐는데, 작은 계기를 통해 주위를 돌아보고 깨닫게 됐습니다"
전북 순창 출신인 임 회장이 동대문에서 삶을 영위한 지 벌써 13년이 지났다. 고향에서 서비스업에 종사했던 그는 서울에서 아내를 만나 아내가 종사하던 의류 업계로 뛰어들어 동대문 끝자락에 위치한 여성복 도매 전문 패션 타운 디오트 상가의 상인연합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결국은 같은 맥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저는 디오트 상인연합회장으로서 디오트 패션 타운의 지주들과 상인들이 활동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상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업체들의 수익을 창출하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노력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책임감을 강조한 그는 매장 내에 고객 쉼터인 오렌지 센터와 고객 및 업주들을 위한 사업자 지원센터를 신설했고, 일본과 중국, 대만에서 우리 물건을 구매하려하는 바이어들을 위한 바이어 지원센터를 만들어 고객들의 편의를 세심하게 배려했다. 2011년에는 동대문 상가에서 유일하게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설해 상가 내에서 빚어지는 크고 작은 분쟁이 있을 때마다 직접 나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각자의 이해관계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매장 곳곳에 상인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볼 수 있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안내 게시물을 공고해 상인들과 고객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최전선에 나선 것이다. 이런 노력은 1천300개 업체가 활동하고 있는 디오트 매장에 새바람을 불러왔고, 현재 매일 자정에 개장해 오후2시까지 영업하며 전국의 여성복 업체들과 인터넷 쇼핑몰 등 고객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작은 계기였어요. 장정자 사회복지사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매장의 옷을 선물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의했을 때, 각 매장 업주들과 한 뜻으로 전달할 의류들을 모았을 뿐, 제가 크게 한 일은 없습니다"
게다가 그는 지인의 추천으로 보안협력위원회의 활동도 참여하고 있다. 보안협력위원회에서는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활동을 전개 중인데, 얼마 전 그는 이탈주민들을 위한 점퍼 등을 선사했다. 그들과 함께 어울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인간적인 정을 주고받으며 임 회장은 다시 나눔에 대한 계기를 얻었다고 한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선입견이 있잖아요. 저도 그랬었는데, 그 분들과 막걸리도 나눠 마시고 대화도 나누다 보니 같은 민족, 우리 동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이 한국에서 빨리 적응해 그들만의 행복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서도 한국의 무뚝뚝한 남자답게 연신 민망해하고 겸손했다. 그렇지만 누구나 그의 속정이 남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디오트 패션타운이 더욱 발전하도록 노력하고, 점점 주위를 돌아보며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더불어 나누며 살 생각입니다" ※ 중구민이 모두 칭찬받는 그날까지 중구자치신문의 칭찬릴레이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