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대신 보존방안 모색' 공감

석호정 존치방안 공청회 찬반토론… 한국양궁의 요람 주장도

 

지난 20일 '남산공원내 석호정 존치방안에 관한 공청회'가 끝난 뒤 박형상 구청장이 주민들에게 옛날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남산르네상스는 의미있는 작업이지만 석호정에 관련된 정책은 잘못됐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역사적인 활터를 철거할 것이 아니라 보존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난 20일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남산공원 내 석호정 존치방안에 관한 공청회'에서는 참석자들의 열띤 찬반토론이 전개됐지만 철거, 이전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민현석 연구위원과 서울대 체육학과 나영일 교수가 각각 '남산르네상스 기본계획'과 '남산공원 내 석호정 존치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발제했으며, 초청토론에는 서울대 김형국 명예교수, 육사 군사사학과 김기훈 교수, 서울시 최광빈 푸른도시국장, 최강선 시의원, 한국체육과학원 성문정 선임연구원, 시립대 조경학과 한봉호 교수, 언론중재위원회 안병준 위원이 참여해 석호정 존치에 관해 토론을 펼쳤다.

 

나영일 교수는 발제를 통해 "남산르네상스 사업의 본령은 자연환경과 역사복원이다. 석호정을 온전히 보전하는 것이 남산르네상스 사업에 합당할 것"이라며 "남산르네상스 계획은 역사성과 시대성을 동시에 살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최강선 시의원은 "남산르네상스 마스터플랜에서 건물유적이었던 석호정이 갑자기 철거대상이 됐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남산이 대한민국의 상징이라면 유적의 가치를 인정하고 역사성을 회복해야하며, 철거·이전하는 것은 보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병준 언론중재위원은 "석호정은 한국브랜드를 높인 한국양궁의 요람이다. 따라서 중구 또는 서울시의 문화재로 지정해 보존 육성해야 한다"며 "이러한 명소를 철거하거나 은평구로 이전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한봉호 교수는 "석호정 이전은 남산 생태계 회복을 위한 노력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현재 석호정 주변은 소나무림 내부에 위치한 것으로 일부 지형이 훼손되고 있어 남산 생태계 회복을 위해 석호정 활터는 이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관련기사 6면)

 

공청회에 앞서 박형상 구청장은 "수도 서울의 중심이자 대한민국의 상징인 남산의 석호정이 남산생태복원을 이유로 철거·이전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오늘 공청회에서 석호정의 문화·역사적 가치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석호정을 존치해 스토리가 있는 남산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남산르네상스가 남산의 체육시설을 불가피하게 이전·철거하고 있다"며 "남산르네상스와 함께 공존하는 석호정의 존치에 대한 좋은 토론이 되고, 오늘 공청회에서 나온 귀중한 의견들이 서울시정에 반영토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수안 의장은 "공청회에 참석해주신 석호정 관련 전문가들과 중구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남산체육시설의 보존과 남산르네상스 사업이 윈윈(win-win)하도록 아낌없는 조언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 현장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활 쏘는 모습등이 담긴 석호정과 관련된 역사적인 사진들이 전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