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국립의료원.
그 국립의료원이 2014년 하반기 서초구 원지동으로 이전하고, 현 부지는 매각하고 자금을 확보해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재원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이는 1990년대 들어와 대형병원들이 속속 개원되면서 국립의료원의 역할과 기능은 날로 축소되면서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의 위상에 걸맞은 국가의 중심 의료 기관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이전 신축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09년 3월 2일 '국립중앙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해 2010년 4월 2일부터 특수법인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전환됐다. 그리고 서초구 원지동 주민들과 어느 정도 합의됨에 따라 금년 11월부터 착공에 들어가면서 신축재원 6천150억원 마련을 위해 현재 국립의료원을 매각한 뒤 후면 담장을 흡수해 비즈니즈 호텔 등의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립의료원은 1951년 6·25 전쟁중에 우리나라에 의료를 지원했던 스칸디아비아 3국(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이 힘을 모아 1958년 당시로선 국내에서 가장 선진화된 의료기관으로 탄생했다. 1968년 병원 운영권이 대한민국 정부로 넘어오고 1990년 병상을 735개로 확대했다. 2000년에는 응급의료센터로 지정하고, 2002년에는 직영 장례식장을 신축했다. 그리고 2003년 6월 국가중앙의료원 설립추진단이 발족되면서 이전문제는 속도를 내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당시 중구에서 누구하나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다.
2006년 이후 정동일 전 구청장이 일간지 등에 반대한다는 칼럼을 게재하는 수준이었고 이전반대 청원을 준비하거나 중구에 존치해야 하다는 당위성을 설명하는 사람조차도 없었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다행인 것은 한나라당 나경원 국회의원이 지난 2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로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시, 보건복지부 관계자 등 7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국립의료원 분원이나 노인전문병원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희망을 갖게 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나 의원은 "본원은 이전하되 분원을 남겨 이를 노인전문병원 등으로 한다면 서로 윈윈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중구민들이 장례식장을 많이 이용하고 있어 용도에 맞는 분원 검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나 의원의 제안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제안된 안대로 관철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중구의회나 중구관계자들도 중구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국립의료원의 이전 반대를 위한 대책기구를 구성해 본격 반대 청원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의료혜택을 받고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에 대해 시설개선을 한 뒤 그대로 존치하고 원지동에는 제2의 국립중앙의료원을 신축해도 재원마련 문제를 제외하고는 전혀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