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농경시절 우리 선인들은 이 시기에 농사를 준비하였고 현대 정보화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은 신년에 계획한 일들을 점검하고 재충전과 도약을 준비한다. 그러므로 어쩌면 희망의 출발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4월을 보내면서 4·19혁명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4·19혁명은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 위해 홀연히 스러져간 한 톨의 밀알이라 할 수 있고, 그 밀알이 4월에 뿌려졌음은 절기와 맞물려 오묘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주의는 정지된 것이 아니라 영원히 계속되는 행진이다"라는 루즈벨트의 말이나 "민주주의의 모든 질병은 더 많은 민주주의에 의해서 치료될 수 있다"는 앨프레드 스미스의 말을 되새겨보면 민주주의 이념도 완전한 것은 아니고 필연적으로 부단한 진화가 뒤따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그 진화의 틈바구니에서 때론 좌절하고 때론 분노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리라.
4·19혁명은 처음부터 정권탈취를 목적으로 한 투쟁이나, 어떤 정치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체제변혁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 또한 어떤 정치적 주도세력이 개입된 것도 아니며, 조직적 투쟁 계획이나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다만 정의감에 불타는 청년학생들이 불의에 항거한 의분이 집단행동을 취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하나의 결과적 현상이었다. 4·19혁명은 한국의 정치발전사에 하나의 획기적인 전기를 기록한,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는 일대 사건이었음을 아무도 부정하지 못한다.
한국 국민의 민주의식 발전을 의미하며 민주주의 토착화를 위한 불가피한 진통과 자기발전을 의미한 것이라 볼 수 있는 4·19혁명에서 추구된 민주이념과 사회정의의 실현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최고의 가치임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는 점만으로도 4·19혁명은 우리 헌정발전사에 있어 영원불멸의 가치와 의의를 지닌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현재 만개한 자유의 소중함을 경험하고 있다. 이는 4·19혁명의 부정부패 혁파, 비민주적 독재체제 타도 정신이 승화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시점에서 4·19정신을 생각하면서 자유에 걸맞은 책임이 무엇인지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하겠다.
지금 우리사회는 당면 문제인 양극화, 고령화, 가정 해체, 공·사교육 등에 대하여 각자의 위치에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더 나은 미래와 발전을 위한 전략과 해법이 무엇인지 찾아야 할 때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힘찬 도약을 전개한 역사가 무수히 많았음을 기억하고 이 시대가 처한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여 치료함으로써 보다 희망된 미래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50년전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 확립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희생한 4·19혁명 사망자, 부상자, 공로자와 그 유족에게 머리 숙여 감사하면서 4·19혁명의 의의를 가슴 깊이 새겨 새 희망을 설계하는 의미 있는 4월을 보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