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⑤ / 중구길벗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 혜 진 씨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미소”

날씨가 점차 풀리는 듯 했던 지난 19일, 신당동에 위치한 중구길벗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혜진(29)씨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법도 한데, 혜진씨는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주변 동료들 또한 “혜진씨가 항상 웃으면서 일을 하기 때문에 사무실 분위기가 밝아진다”고 입을 모은다.

 

 본지 243호 칭찬 주인공 고영화씨는 이렇게 주변 사람들의 기분까지 좋게 만드는 혜진씨의 따뜻한 미소와 친절함을 칭찬했다.

 

 뇌성마비 장애인인 혜진씨는 센터에서 활동 보조인과 이용자를 연결시켜주고, 서로 간에 트러블이 발생하면 조정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전에는 사회복지에 관해 관심도 없었는데, 2006년도에 ‘우모장’(우리모두장애인)이라는 인터넷 모임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센터 소장님을 만나 이 일을 소개받았어요. 지금은 조금 더 일찍 센터를 소개받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면서도 더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하는 형편을 안타까워 하는 혜진씨 덕분에 센터를 찾는 활동 보조인과 이용자의 만족도는 수직상승하고 있다.

 

 센터를 알게 해 준 모임인 ‘우모장’은 혜진씨에게 일자리와 함께 또 다른 선물을 안겨준 고마운 동호회다. 모임에서 만난 언니의 소개로 혜진씨는 김민철(36)씨를 만나게 됐고 오는 3월 14일 결혼을 앞두고 있다.

 

 지체장애인이면서 20세 때 오른 손을 다쳤으면서도 당당히 건설업계에서 CAD를 다루고 있는 민철씨와의 결혼을 앞둬서일까, 대화 내내 혜진씨는 달콤한 꿈을 꾸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인터뷰 도중 활동 보조인 한 명이 사무실에 찾아왔다. 그러자 혜진씨는 그 활동 보조인을 기다리게 하지 않고 바로 상담에 들어가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어렵게 센터를 찾아온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드는 그녀만의 노하우는 바로 ‘친절’이었다.

 

 “비장애인들이 몸이 불편해서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세상이 공평해 질 것 같아요.”

 

 세상에 대한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사람들에게 친절을 나눠주

는 생활을 하고 있는 혜진씨는 아버지 김효상(54)씨와 어머니 최영애(50)씨, 그리고 1살 터울 동생 혜리(28)씨와 함께 용산구 한남동에 거주하고 있다. 한남동에서 신당동까지 출퇴근을 하면서 유심히 지켜본 결과 혜진씨는 한가지 결론을 내렸다.

 “지하철 엘리베이터는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참 불편해요.”

 

 누구나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항상 마주치는 엘리베이터에 대해 불편하다는 생각을 할까. 에스컬레이터에서도 걸어다니는 비장애인들의 시각에는 절대 보이지 않을 현장을 캐치하기 위해 타인을 위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이제 곧 결혼을 하게 되면 관악구 신림동에서 중구 신당동까지 출퇴근을 하게 된다는 혜진씨는 앞으로도 센터를 찾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친절을 베푸는 ‘천사’의 의무를 다 할 것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장애를 가진 분들이 덜 불편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어요.” <강지원 기자>

 

 ※중구민들이 모두 칭찬받는 그날까지 중구자치신문의 칭찬릴레이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