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필동, 균형있는 정책 견지해야

필동지역의 주거기능 회복은 가능할까.

 중구는 최근 필동지역에 주거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건축기준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고 한다. 이는 최근 인현동, 충무로 일대가 개발되면서 갈 곳을 찾지 못하던 인쇄공장이 필동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주민들의 민원이 대두되고 있고, 인쇄공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으로 남산 경관이 훼손되고 어린이들까지 아토피가 발생하는 등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필동지역은 현재 도시계획상 대부분 일반주거지역으로 건축법상 연면적 500㎡ 이하의 제2종근린생활시설(제조업소)은 건축이 가능토록 돼 있어 이 지역 내에는 500㎡이상 49개동, 500㎡이하 39개동 등 88개동이 공장이 등록돼 있다.

 

 따라서 중구에서는 민원등 문제점을 해소하고 고유의 주거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개선방안을 마련,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가면서 사전예방차원으로 건축물에 대한 신축, 증축, 용도변경 허가신청이나 신고시 건축위원회 심의(자문) 조건을 강화하고 남산르네상스와 연결해 옥상과 벽면녹화를 유도키로 했다.

 

 건축위원회 심의시 가이드라인을 제시, 건축물의 층고를 대형인쇄기기의 설치가 어려운 3.5m이하로 건축토록 권고해 근본적으로 제조업의 진입을 막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연면적 500㎡이상 규모의 인쇄공장으로 사용하는 건축물에 대해서는 이행강제금 부과와 함께 공장등록 취소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1990년대 이후 인현동과 충무로 일대는 3천여개의 인쇄소가 밀집돼 있어 전국 출판 인쇄의 7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출판 인쇄지역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지역이다.

 

 최근 들어서는 인현동 충무로 일대의 개발과 포화상태로 인해 필동으로 대폭 이동되면서 전통적인 선비골인 이 지역에 소음과 분진, 환경오염으로 인해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서울 남산의 한 자락에 위치한 필동지역은 우리 고유의 전통가옥을 보존하고 있는 남산골 한옥마을 등이 위치하고 있으며 예로부터 선비마을로 알려진 유서 깊은 중구의 대표적인 전통 주거지역이다.

 

 따라서 주거지로는 보호를 하되 주민들의 재산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검토돼야 한다. 그동안 남산고도제한등으로 인해 도심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다른 지역에 비해 지가가 오르지 못하는등 불이익을 당해왔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인쇄소가 들어오면서 땅값도 꽤 많이 올랐을 뿐만 아니라 매물이 별로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는 머지않아 필동일대가 인쇄소 밀집지역으로 둔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주거지역도 회복하고, 주민재산권 침해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균형있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